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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무 방송작가 Aug 18. 2021

손톱은 슬플 때 자라고, 발톱은 기쁠 때 자란다

힘든 하루를 보낸 나에게 안부를 묻다.

손톱을 깎은 지 얼마 안 됐는데,

어느새 손톱이 기다랗게 자라 있다.     

손톱은 슬플 때 자라고, 

발톱은 기쁠 때 자란다는

어느 시인의 시구처럼,

그동안 내게 슬픈 일이 많았나 보다.     


손톱보다 발톱이 긴 사람을 

나는 아직 본 적이 없다.

인생은 기쁜 일보다 

슬픈 일이 많다는 걸 아는 어른이 됐건만,  

쑤욱 자라 버린 손톱을 보니, 

내가 안쓰러워 마음이 짠하다. 


하얀 종이를 펴놓고 딱딱 손톱을 깎는다.     

기쁠 때 자라는 발톱을 한번 깎을 동안,

슬플 때 자란 손톱을 두 번 세 번 깎다 보면 

손톱이 발톱보다 짧아지겠지.

기쁜 날이 슬픈 날보다 길어지겠지. 


딱딱 딱딱

손톱을 깎으며 

슬픔을 깎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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