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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시가 되어 살아가는 중입니다

by 생각책가방



파란 하늘과 햇살이 들어오는 큰 창문.

도서관 속 카페.


잔잔한 음악.

고소한 버터 향.

설레는 커피 소리.

마주 보며 앉아 있는 엄마와 아가의 모습.


바닥에 닿지 않는 짧은 다리를 연신 흔들어대던 아가가 이쪽을 쳐다본다.

까만 눈동자가 나를 궁금해한다.


아빠가 떠올라 슬퍼하고 있던 나는, 아이가 바라보자 개구진 표정을 지어본다.


코를 찡그렸다 펴고,

눈을 몇 번씩 깜빡이다 보니 우스꽝스러운 표정이 되어간다.


조명에 가려져 아이의 엄마는 나와 시선이 닿지 않는다.

아이가 나를 신기하게 바라본다.


엄마가 일어나자 짧은 머리카락의 아가도 '응차' 일어난다.


저리로 엄마가 열 걸음 이동하자,

아가는 백 걸음 아장아장 뛰어간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글로 남기지 아니할 수 없다.


해맑은 아가의 모습에 잠시 미소 지을 수 있었던,

어느 가을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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