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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은별 Feb 28. 2024

알고 보니 스승이었던 너

원수로 기억하는 것보다 스승으로 기억하는 게 낫겠지

내 삶에서 왜 하필 너 같은 캐릭터와 친해졌을까

왜 너와 알게 돼서 내가 지옥 같은 마음을 살아가야 할까

왜 너와 거리 두기를 못해서 마음이 이토록 힘들어야 될까



그렇게 왜만 외치던 어느 날 알게 된 것이 있다.


너와 헤어지고 나서야 내가 나에게 더 잘해주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너와 헤어지고 나서야 나를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내 기준으로 봐야 된다는 것을 알았지

너와 헤어지고 나서야 나 혼자서도 잘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고

너와 헤어지고 나서야 내 주변에서 나를 돕는 이들을 발견하게 되었지

너와 헤어지고 나서야 내가 어디든 갈 수 있게 되었고

너와 헤어지고 나서야 내 마음속 보이지 않던 올가미를 스스로 벗어던질 수 있었지


너를 원수로만 기억하기에는 내 마음이 너무 무겁고 고통스러웠는데

너를 스승으로 떠올려보니 너의 모든 말과 행동이 나에게 가르침을 주었어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나를 어떻게 돌봐야 할지

나를 앞으로 밀어 줄지를


너와 헤어지고 나서야 알게 되었어


너는 나에게 존재만으로도 스승이었어


덕분에 나를 더 많이 알게 됐고

나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됐어

나에게 있는 잠재력을 끄집어낼 용기를 가졌고

내가 하는 것들이 꽤 괜찮은 일임을 알게 됐지


온몸을 밧줄로 꽁꽁 동여 맨 것처럼 갑갑했는데

그 밧줄이 스스륵 풀리더라

살면서 그 정도로 갑갑할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널 통해서 내성이 생겼어.

이젠 누가 나를 옭아맨다 해도 두렵지 않을 것 같아.


덕분이야

너의 모든 선택 덕분이야.


이제는 너도 잘 되길 진심으로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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