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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이은의 리뷰닷 Jun 29. 2019

7_ 팝? 팥? 아니 팟캐스트!

디지털 세상 딱 이만큼만 알아두자

일러두기 :  ①, ② 등으로 표시되는 것은 주석이다. 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글의 가장 뒤에 배치한다.


1.4.1 팟캐스트


열쇠말 : '팟캐스트', '팟빵', 'RSS'


얼마 전 기사를 읽다가 약간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한 예능프로그램 출연한 송은이 씨가 다른 사람들에게 '팟캐스트'가 뭔지 설명하느라 애를 먹었다는 내용을 봐서였다. 그동안 나는 사람들이 즐겨 듣지는 않아도 적어도 '팟캐스트'가 뭔지는 알고 있을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걸 알았다. 물론 '팟캐스트'를 듣는 사람들 중에도 '팟캐스트'인지 '팝캐스트'인지 '팥캐스트'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1.0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이라는 큰 제목으로 여행을 떠났다. '미디어'라고 했지만 우리가 무게를 두고 보고 있는 것은 뉴스 콘텐츠이다. 그래서 직전 '카카오톡, 네가 거기서 왜 나와?'에서도 그랬지만 이번 장에서도 '너무 멀리까지 온 게 아닐까?'하고 생각하는 독자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 그러니까 뉴스 콘텐츠가 유통되는 통로를 하나하나 확인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꼭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위키피디아에 나오는 정의부터 보자.


팟캐스트(podcast) 또는 넷캐스트(netcast)는 시청을 원하는 사용자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하여 자동으로 구독할 수 있도록 하는 인터넷 방송이다. 사용자가 다운로드하여 들을 수 있는 일련의 디지털 오디오 또는 비디오 파일이며, 구독에 자주 사용되므로 새로운 에피소드가 웹 신디케이션을 통해 사용자의 로컬 컴퓨터, 모바일 응용 프로그램 또는 포터블 미디어 플레이어에 자동으로 다운로드된다. 스트리밍과 관련된 인터넷 라디오와는 다르다.


일단, '팝(pop) 캐스트'나 '팥(콩 말고) 캐스트'는 아니고 '팟(pod) 캐스트'가 맞다.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은 이 서비스가 2004년 애플 아이팟(iPod)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이명박 정부 당시 '나는 꼼수다'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


위키피디아의 정가 좀 어렵기 때문에, 서비스의 특징으로 팟캐스트를 다시 정의해보자.



팟캐스트는 구독 모델의 오디오 콘텐츠다


'팟캐스트'는 구독을 하면 내 핸드폰에 자동으로 도착하는 들을 수 있는 형태의 오디오(더 넓게는 비디오) 콘텐츠이다. 이 팟캐스트를 쓰려면 애플의 '팟캐스트' 어플을, 안드로이드 폰은 국산 프로그램인 '팟빵'을 쓰면 된다. (구글도 팟캐스트 프로그램이 있고, 네이버 '오디오 클립'이라는 어플도 팟캐스트 프로그램이다.)  


왼쪽이 팟빵, 오른쪽이 팟캐스트 아이콘이다.


필자가 굵은 글씨로 몇 가지 단어를 강조했는데, 이 강조한 말들이 '팟캐스트'의 핵심적인 특징이다. 그럼 이 키워드들을 가지고 팟캐스트를 설명해보자.



팟캐스트는 대개 오디오 콘텐츠이다.


오디오 콘텐츠는 과거에 매우 강력한 영향력이 있었다. 라디오 드라마 때문에 사람들이 진자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한 줄 알고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을 정도다.



그렇게 위세를 떨치던 라디오는 거의 수명을 다한 것처럼 보인다. 라디오 청취율은 극단적으로 떨어지고 있다.① 그러나 그게 그림의 전부는 아니었다. 전파를 이용하는 '라디오'라는 플랫폼은 죽어가는 게 사실이지만, 그 플랫폼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전달되던 '오디오 콘텐츠'는 다른 플랫폼을 통해 존속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지금 우리가 다루고 있는 '팟캐스트'나 'AI 기반 플랫폼(인공지능 스피커)'같은 플랫폼이다.


그러고 보면 오디오 콘텐츠는 장점이 많다.


https://brunch.co.kr/@bzup/275


먼저 비디오 콘텐츠와 비교하자면 TV를 보면서 운전을 하거나 설거지를 할 수 없지만, 라디오를 들으면서 할 수 있다. 두 번째 텍스트 콘텐츠와 비교하자면, 글씨로 되어있는 콘텐츠는 얼마든지 엄지손가락으로 휙휙 건너뛸 수 있지만 오디오 콘텐츠는 비디오 콘텐츠와 마찬가지로 죽 들어야 한다. 즉 머무는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②



팟캐스트는 구독 모델이다.


전 세계적으로 앞서간다는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 모두 '팟캐스트'에 신경을 쓰고 있다. 다른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구독 모델'이라는 점을 매력적으로 본다.


과거에 뉴스 콘텐츠를 만드는 신문사들은 독자들에게 종이 신문이라는 '서비스 묶음'을 팔았다. 그런데 지금 사용자(특히 한국)들은 포털을 통해서, 개별 기사들을 소비한다. 이를테면 사람들이 많은 터미널에 좌판을 펼쳐놓고 낱개 물건을 파는 식이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팔아서는 '맛집'이 될 수가 없다.   


그런데 팟캐스트는 신문을 구독하듯, 사용자가 '어떤 특정 콘텐츠를 계속 받아보겠다.'라고 의사표시를 해야만 나에게 도달한다. '단골 고객'을 상대로 한 장사이고,  고객과 콘텐츠 생산자 사이에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또 하나, 강제로 전달되는 콘텐츠가 아니라 나에 의해, 나의 적극적인 행위로 선택되고 도달하는 콘텐츠인 만큼 각종 규제에서 빗겨나 있다. 그만큼 콘텐츠의 내용이나 표현 방식에 있어서 자유롭다. 예를 들어 라디오에서 욕설을 하면 방통위의 경고를 받지만 팟캐스트 콘텐츠는 그렇지 않다.



팟캐스트 콘텐츠는 여러 플랫폼에 열려있고, 사용자에게 자동으로 도착(RSS)한다.  


내 핸드폰(애플이든 안드로이드이든)에서 '팟캐스트'를 들을 때 사실 나는 임시 저장된 MP3 파일을 재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럼 예를 들어 '팟빵'이라는 프로그램은 어디서, 그리고 어떻게 그 MP3 파일을 자동으로 가져오는 것일까? 비밀은 RSS(Rich Site Summary)라는 방식에 있다.③


전문용어가 나왔지만 쫄 건 하나도 없다. RSS를 아주 쉽게 정의하자면, 음식점들(각 인터넷 사이트)이 시시각각 업데이트되는 '차림표'(사이트에 업데이트되는 콘텐츠)를 가게 문 앞에 붙여놓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팟빵'같은 팟캐스트 프로그램들은 시시각각 자동으로 그 차림표를 확인하고 새로 올라온 음식이 있으면 사용자의 휴대폰으로 그 콘텐츠를 불러온다.  


이런 방식이기 때문에 한 언론사가 RSS를 마련해놓으면 애플 팟캐스트도 팟빵도, 다른 팟캐스트 프로그램(구글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 클립 등등)들도 이 RSS를 참조해서 MP3를 가져갈 수 있다. 다시 말해 팟빵으로 들을 수 있는 팟캐스트라면 애플에서도, 구글 팟캐스트에서도, 네이버 오디오 클립에서도 들을 수 있다는 뜻이다.  


눈치가 빠른 독자라면 '앗! 그러면 그 콘텐츠 제작자는 무슨 대가를 얻기 위해서 이런 일을 하지?'라고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대개 유명한 팟캐스트 콘텐츠에는 앞이나 중간중간에 광고가 끼어든다. 유튜브에서 광고를 보게 되는 것과 똑같은 방식이다.


http://www.zamong.co.kr/archives/24309



팟캐스트를 통해 가장 성공한 모델은 김어준이다. 그리고 그는 거꾸로 라디오에서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 팟캐스트와 라디오는 전혀 다른 플랫폼이지만 오디오 콘텐츠라는 측면에서는 완전히 같다.  반면 그는 TV에서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가장 큰 성공요인은 '콘텐츠의 힘'이었고, 기존 레거시 미디어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데 따른 반사효과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아까 열거했던 팟캐스트의 특성들, 즉 오디오 콘텐츠 특성과 구독 모델을 활용한 사용자와의 연결점 형성, 마지막으로 '기본적으로 열린 콘텐츠 전달 방식'이라는 특성들도 김어준의 성공에 기여한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팟캐스트의 미래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다음 장에서 다룰 'AI 기반 플랫폼'이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얼마나 강력하게 작동할지와 연결되어있는 문제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글

1.4.2 AI 기반 플랫폼 https://brunch.co.kr/@storypop/157


|주석 

 

2017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라디오 이용률은 2011년 34.6%에 이르던 것이 2017년 16.7%까지 급감했다. 특히 낮은 연령대에서는 10%의 벽마저 무너져 20대 이용률은 5.4%에 불과하다. 뉴스 콘텐츠로 분야를 좁혀도 양상은 다르지 않다. 라디오를 통한 뉴스 이용률은 2011년 26.8%를 기록하던 것이 지난해 조사에서 9%로 추락했다.

② 구글이 처음부터 그걸 노렸는지 알 수 없지만, 유튜브는 사실 비디오 콘텐츠 플랫폼이면서 동시에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이기도 하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유튜브를 라디오처럼 쓰고 (심지어 한 곡을 한 시간 동안 반복해서 틀어주는 동영상도 있다.) 이제 콘텐츠 제작자들도 '보이는 라디오' 식의 접근을 한다.  

https://ko.wikipedia.org/wiki/R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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