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도 걷기

일상은 시가 되어

by stray

오후 2시 40분

땡볕에 나갈까 말까


운동을 해야 하니

나가기로


걸을수록 다리는 축축 늘어지고

오를수록 숨소리는 후후 거칠어지는


그늘도 소용없고

구름도 후덥지근


날이면 날마다 걷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숨었나


개미들도 낮잠 시간인지

가뭄에 콩 나듯 보이고


바람 불어 걸치고 나간

얇디얇은 셔츠가 천근만근


땀으로 목욕하고

머리에선 김이 모락모락


모자 써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머리가 고구마처럼 익었겠다.


그래도 한 바퀴

휘돌아 오니 기분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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