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튜던트 비 Sep 23. 2024

Chapter 3-5  최고의 일곱 마리 (파랑새 편)

P A R T  1   공 부 의  시 작

사자 일행이 다음으로 향한 곳은 지중해였다. 기린은 다른 동물에 대해서는 연구소 건물 옆 계단 밑, 공원의 두 번째 쓰레기통 안, 이런 식으로 자세하게 주소를 말해주었지만, 웬일인지 파랑새만큼은 그저 지중해의 하늘에서 만나라고 성의 없게 알려주었다.     


사자는 지중해가 지브롤터 해협에서부터 동쪽 저 멀리 키프로스 섬에까지 걸친 말도 안 되게 넓은 지역을 지칭하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파랑새만큼은 만나는 것을 미리 포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브롤터 해협의 하늘을 들어선 지금 너무나 신기하게도 파랑새 한 마리가 홀연히 나타나 독수리 옆으로 빠르게 날고 있었다. 퀵 배송의 귀재, 메시지 전달의 천재인 파랑새가 사자 일행의 위치를 파악해 하늘에서 따라붙은 것이다.


"네가 인간 사업을 공부했다는 파랑새구나.”


사자가 두 손을 모아 확성기처럼 만들어서 독수리 옆을 따라서 비행하는 파랑새에게 외쳤다.


"내 이름은 '트윗'이야. 1) 너와 협상하기 위해 왔어.”


"협상? 뭘 원해?”


"동물 세계에 사업이 생기면 독점권을 줘.”


사자는 파랑새가 요구하는 것이 하늘에서 급하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파랑새도 말을 잘 둘러대다 보면 다른 동물들처럼 설득을 해 볼 수 있겠지 싶어 외쳤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게."  


"아니. 정확해야 돼. '예스 오아 노우'로 대답해.”


사자가 잠시 망설이자 파랑새가 바로 사자에게 외쳤다.


"협상 끝. 사자, 네가 선택한 거다. 나 갈게."


"아냐. 가지 마! 독점권 줄게!” 


사자는 급한 마음에 파랑새가 원하는 대답을 해 주고 말았다. 뭔가 자신이 불리한 협상을 해버렸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왠지 엉뚱한 말을 하면 파랑새가 반대 방향으로 멀리 날아가 버릴 것 같아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왠지 완전히 망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 들었다. 파랑새의 배짱 넘치고 당돌한 태도를 보며 이 조그마한 파랑새야 말로 어쩌면 지금 모인 샌님들을 데리고 일을 추진해갈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2) 





1)  파랑새의 이름은 우리에게 익숙한 '트위터'와 관련이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부록: 파랑새의 경영수업>을 찾아보자.


2) 파랑새의 MBTI는 동물들 사이에서는 흔치 않은 'ESTP '또는 'ENTJ'로 추정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