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A R T 1 공 부 의 시 작
“갑자기 공부할 생각은 하지도 말라고 화를 내시더라고. 그것 때문에 부르셨나봐. 게다가 흑표범까지 나타나서 잔소리를 했어.” 젊은 사자가 풀이 죽은 모습으로 말했다.
“흑표범한테 같이 혼났어? 하긴 흑표범은 흰 기린하고는 다르게 고리타분하기로 유명하니까.”
다람쥐가 '흰 기린'을 언급하자 사자의 눈이 번뜩였다. 지금 상황에서 자신들을 도와줄 만한 동물이 갑자기 생각난 것이다.
“다람쥐, 나한테 좋은 생각이 났어."
"뭔데?"
"흰 기린을 만나러 가보는 거야.”
"흰 기린은 왜?”
"흰 기린은 고리타분한 성격의 흑표범하고는 다르게 생각이 유연하다고 들었어. 흰 기린이라면 분명 공부와 관련해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거야.”
동물의 세계에는 질서와 생명을 상징하는 두 마리의 '오라클'이 존재하는데, 한 마리는 방금 만났던 흑표범이고 다른 한 마리는 동물 전체의 운명을 예측하는 역할을 하며 많은 동물들에게 신성한 존재로 불리는 흰 기린이다. 미래를 훤히 보고 있는 흰 기린이라면 분명 이 물건에 대해 그리고 동물들이 공부하는 것에 대해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2)
“왜 진작 그 생각을 못 했지? 내일 바로 흰 기린이 있는 다마라랜드(Damaraland)로 가보자.” 3)
사자가 스스로 생각해낸 아이디어 신이 났는지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말했다
.
1 아버지 사자의 말로 추측하건대 어머니 사자는 책을 읽을 줄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머니 사자에 대한 정보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며, 젊은 사자도 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어머니 사자를 제외한 부계의 족보가 궁금하다면 <부록: 바바리 사자의 계보>를 참고하자.
2 오라클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부록: 오라클은 누구인가?>를 참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