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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튜던트 비 Sep 10. 2024

Chapter 1-4 동물 전용 GPT

P A R T  1   공 부 의  시 작

아들 사자가 걸어 나가는 모습을 보며 아버지 사자는 아들이 너무나 걱정이 되었는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흑표범을 보며 말했다.


“저 아이가 책을 읽고 싶어 하는 이유를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야. 엄마가 어릴 때부터 항상 품에 안고 인간의 책을 읽어준 영향이 분명 있을 거야."


아버지 사자가 어머니 사자의 얘기를 꺼내자 흑표범이 왠지 가만히 있었다.


“나는 저 아이의 운명이 너무 걱정돼. 얼마 전에 생생한 꿈을 꾸었는데, 저 아이가 추운 산속에서 배가 홀쭉해진 채로 기절하기 전까지 책을 읽고 있었어. 그리고 그건 모두에게 추앙받는 동물의 왕의 모습은 절대로 아니었어.”



아버지 사자는 슬픈 눈을 하고서는 아들 사자가 걸어 나간 긴 복도의 끝을 바라보았다.


한편 아들 사자는 풀이 죽은 채로 궁전에서 걸어 나왔다. 아버지에게 스마트폰의 화면은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한 채, 잔소리만 듣다가 돌아가게 된 것이 너무도 속상했다.


그리고 오늘따라 궁전 입구까지 가는 복도의 양옆에 비치된 고대의 사자상들이 하나같이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려는 것처럼 느껴졌고, 그중에서도 인간 검투사에게 헤드락을 걸고 꿀밤을 놓는 모습의 ‘선대 할아버지 사자'의 조각상이 유난히 자신을 계속 쳐다보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 혼자야. 나와도 돼.”


아버지의 궁전에서 나온 사자는 궁전 입구의 기둥 뒤에 숨어 있던 다람쥐를 불러냈다.


“뭐라고 하셨어? 여전히 공부하지 말라 그러셔?” 다람쥐가 물었다.


“응, 항상 그렇지 뭐. 게다가 흑표범까지 나타나서 잔소리를 했어.”


젊은 사자가 풀이 죽은 모습으로 말했다.


“흑표범이 같이 있었어?”


다람쥐가 사자를 위로하기 위해 말하다가 '흑표범'이라는 말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지금 상황에서 자신들을 도와줄 만한 동물이 갑자기 생각난 것이다.


“사자야, 그 물건을 가지고 흰색 오라클을 만나보는 건 어때?”


"흰색 오라클이라면 미래를 볼 수 있다는 흰 기린을 말하는 거지? 흰 기린은 왜?”


"흰 기린은 고리타분한 성격의 흑표범하고는 다르게 생각이 유연하다고 하더라고. 흰 기린이라면 분명 우리에게 도움이 될 만한 말들을 해줄 수 있을 거야.”


사자는 다람쥐의 제안에 눈이 번쩍 뜨였다. 동물의 세계에는 질서와 생명을 상징하는 두 마리의 '오라클'이 존재하는데, 한 마리는 방금 만났던 흑표범이고 다른 한 마리는 동물 전체의 운명을 예측하는 역할을 하며 많은 동물들에게 신성한 존재로 불리는 흰 기린이다. 사자는 미래를 훤히 보고 있는 흰 기린이라면 분명 이 물건에 대해 그리고 동물들이 공부하는 것에 관해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진작 그 생각을 못 했지? 내일 바로 흰 기린이 있는 다마라랜드(Damaraland)1)로 가보자.” 사자가 신이 나서 말하였다.




(주석)

1 다마라랜드(Damaraland)는 아프리카 서남부 나미비아의 사막 한가운데에 위치한 곳이다. 붉은색의 화강암 지대로 이루어진 이곳은 척박한 풍경이 마치 화성과도 비슷하기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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