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내가 그리울 때, 나의 향기가 너에게 닿기를' 연재는 이제 마무리하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소중한 기회를 제게 주셔서요.
부모님의 노트에 적힌 글귀들을 읽으며, 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 조심스레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어설프고 온전하지 않기에 더 다정하게 이어지는 것이 사람 사이의 이야기겠지요.
지금까지 곁에 있어 준 소중한 이들이 서로의 빈틈을 채워주며 아름답고 따뜻한 삶을 만들어왔듯, 저 역시 글을 쓰며 지혜로 더 깊어지고, 다정함으로 더 넓어질 수 있었습니다.
비록 얼굴을 마주할 수는 없었지만, 글을 쓰는 내내 늘 여러분을 떠올렸습니다.
이야기를 읽으며, 누군가의 깊은 사연들이 조금 더 쉽게 꺼내지고, 그리운 시간들이 다정히 떠오를 수 있기를 바라며 한 문장 한 문장에 정성을 담았습니다. 제 진심이 닿아 마음을 두드리고, 조용한 위로가 되고, 오래도록 스며들어 향기로 남기를 소망합니다.
그 바람들이 한 편, 한 편 글이 되었고, 처음 계획했던 20회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지나온 시간을 진지하게 돌아보고, 제 안의 상처를 조용히 마주하며, 조금씩 정화되고 치유되는 경험.
이 모든 것이, 글을 통해 받은 커다란 선물이었습니다.
주저할 때마다 “할 수 있어!”라며 믿음으로 지지해 준 남편에게,
이 모든 이야기를 시작하게 해 주었고, 외울 정도로 마음을 담아 읽어주신 가장 열렬한 독자, 사랑하는 부모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부족한 이야기를 함께 읽어주시고, 하트 뿅뿅~ 응답해 주신 분들께도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글을 마주했던 시간이, 무더운 날 잠시나마 그늘 속 바람처럼 시원하고 편안한 순간이셨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스쳐간 일상들을 글로 옮기고, 한 줄씩 되짚으며 적어 내려간 시간들은 제게도 행복한 기억으로 오래 남을 것입니다.
요즘은, 세월이 자꾸만 빨리 가는 것 같아 아리고 안타깝습니다.
상담실 한쪽에서 글을 쓰는 지금도, 병원 데스크에서 할머니 한 분이 아까부터 우기고 계십니다. 벌써 5년 전 마지막으로 다녀가셨지만, "이상하다. 꼭 얼마 전에, 작년에 다녀간 것 같은데... 벌써 그렇게 되었다고?" 하시며 웃다, 이내 갸우뚱거리십니다.
시간은 나이가 들수록 더 빠르게, 그렇게 속절없이 흘러가 버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예전과는 다르게 어렴풋이 삶의 끝이 보이는 인생 앞에서, 하루하루가 더욱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삶을 이루는 진짜 이야기.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함께 살아가는 이들과 시간을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하며
온전한 행복으로 이 시간을 배웅합니다.
이제는 다시 일상에서, 잘 들리지 않는 분들의 목소리에 더 깊이 귀 기울이고, 몸과 마음이 아픈 이들의 곁을 지키는 자리로 돌아가려 합니다.
언젠가, 다시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마음에 가득 차오른다면 유쾌한 이야기 꾸러미를 들고 되돌아오겠습니다.
그때까지, 부디 당신의 하루가 온기 있는 빛으로 채워지기를 바랍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