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거리에 비례하지 않는다." - 무라카미 하루키
너는 지금
10,000km 떨어진 곳에 있다.
서울과 파리
그 먼 거리.
하지만
어제
옆집에 사는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가
너보다 더 멀게 느껴졌다.
거리는
숫자가 아니었다.
너는 파리에 있지만
매일 연락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네 문자가 와 있다.
(너의 밤이 내 아침이니까)
밤에 잠들기 전
영상통화를 한다.
(너의 아침이 내 밤이니까)
10,000km
떨어져 있지만
너는
가깝다.
하지만
옆집 친구는
50m 거리에 산다.
마지막으로
만난 게 언제였지?
3개월 전?
아니, 6개월?
마지막으로
연락한 게 언제였지?
생일 축하 메시지?
그게 다였나?
50m
떨어져 있지만
그 친구는
멀다.
그래서 깨달았다.
거리는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마음의 거리라는 것을.
하루키는 옳았다.
그리움은 거리에 비례하지 않는다고.
너는 없지만
항상 있다.
내 문자함에
내 통화 기록에
내 마음에
항상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옆에 있어도
없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각자 폰만 본다.
대화를 해도
듣지 않는다.
눈을 봐도
마주치지 않는다.
0m 거리지만
10,000km보다
멀다.
그래서
나는 안다.
진짜 그리움은
거리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1km 떨어진 사람이
10,000km보다 그리울 수 있고
10,000km 떨어진 사람이
1m보다 가까울 수 있다.
중요한 건
물리적 거리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생각하는지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
얼마나 진심으로
그리워하는지
너와 나는
시차 8시간
너의 아침이
내 저녁이고
너의 밤이
내 아침이다.
하지만
우리는
같은 시간을 산다.
네가 아침 커피를 마실 때
나는 저녁 차를 마시며
너를 생각한다.
네가 점심을 먹을 때
나는 밤에 잠들며
너를 생각한다.
네가 잠들 때
나는 아침에 일어나며
너를 생각한다.
24시간
연결되어 있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원거리 연애는 힘들지?"
맞다.
힘들다.
안고 싶을 때
안을 수 없고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고
손 잡고 싶을 때
잡을 수 없다.
하지만
그래서
더 간절하다.
매일 만나면
당연해지는 것들이
멀리 있으니
소중해진다.
네 목소리를
듣는 것
네 얼굴을
화면으로라도 보는 것
네 안부를
묻는 것
전부
선물이다.
그래서
우리는
강하다.
10,000km를
견디는 사랑은
나중에
0km가 되었을 때
더 단단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증명했으니까.
거리는
우리를 떨어뜨릴 수 없다는 것을.
오늘도
너는
10,000km 떨어진 곳에서
나를 생각하고
나는
여기서
너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0km다.
아니
거리 자체가
의미 없다.
왜냐하면
진짜 가까움은
거리로 재는 게 아니니까.
그래서
나는 안다.
멀리 있어도
가까운 사람이 있고
가까이 있어도
먼 사람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너는
전자다.
10,000km 떨어져 있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가장
가까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