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가면을 벗는다

인간 본성과 본능에 관한 진실

by 일상라빛


인간은 왜 본성을 숨기는 걸까?



인간은 본능적으로 본성을 숨긴다. 그것이 선이든 악이든 숨기다가 필요에 의해 꺼낸다. 하나씩. 그게 본성이다. 인간 본연의 모습은 아주 깊숙한 곳에 숨어있지만 아주 사소한 행동에서 나타날 수 있다. 십 오 년 전 소개팅을 한 적이 있다. 소개팅 남은 내 스타일이 아닐뿐더러 애프터를 거절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주문을 하면서 직원을 대하는 태도였다. 테이블에서 주문을 받는 웨이트리스에게 갑질을 하는 태도와 뉘앙스는 그의 세심한 표정에도 나타났다. 주문을 끝낸 그는 아무일도 없었던 듯 다시 예의차린 웃음을 지어보였다. 악마의 웃음이었다.


사회적 도덕, 양심의 가책, 신념, 가치 여러가지가 있지만 본질은 악한마음 때문이다. 선은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드러내려 안달한다. <아무도 모르게 기부를 했는데> 연예인의 당골 멘트처럼 기사화된다. 그러나 악은 태초에 선악과 열매를 따먹은 '원죄'와 관련이 있는 걸까? 잘못된 것은 본능적으로 안다. 하지 말아야할 것을 알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필터링을 하는 것이다.



세상이 모르는 이야기



‘쉿’ 너만 알고 있어. 이건 비밀인데.


사람들은 모두가 다 아는 이야기 말고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에 귀를 쫑끗 세운다. 그 비밀의 판도라마를 세상은 열기를 열망한다. 흔히 ‘남 얘기’ '비밀' '뒷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페이지 작가님이 하나의 글을 올렸다.


페이지 작가님의 <돌담> 리뷰에서 발췌


인간은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포기하고 자책할 때 스스로의 돌담을 쌓는다. 그리고 세상의 진실 뒤에 숨어 조용히 가면을 벗고 쓴다. 돌담과 가면은 방패이자 방어의 수단이다. 5년 전 진로 코칭을 할 때 S* 화학회사에 다니는 분을 만나 적이 있다. 그 분도 같은 고충을 털어놓았었다. Off the record로서 화학회사는 다 사기꾼이라고. 밥벌이를 위해 다니고는 있지만, 우리가 쓰는 생활용품에 말 못하는 진실이 숨어있다고 했다. 그는 알면서도 묵인해야 하는 심경을 토로했다.


인간은 왜 진실 앞에서는 가면을 쓰고,
뒤에서는 가면을 벗는가?
세상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진실들이
얼마나 존재할까?



조폭 사형수의 눈물


우리가 모르는 진실들에 대하여 이야기해보자. 얼마 전 티브이에서 '조폭 사형수' 이야기를 다뤘다. 사시미칼로 반대세력을 잔인하게 살인한 조폭대원은 산골소년, 키다리아저씨, 효자, 사형수. 이름 앞에 많은 수식어가 붙었다. 어느 것이 진짜 모습일까? 모두가 그였다. 인간은 얼마나 많은 인격의 가면을 쓰고 생활하는가? 나부터 세어보아야 할 일이다.


잔혹한 뉴스거리에 고향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제 갓 스무살이 된 청년은 고생하시는 부모님께 효도하기위해 서울로 상경했기 때문이었다. 시작은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선배의 전화였고, 그렇게 돈 앞에서는 조폭 대원이 되었다. 사랑하는 연인 앞에서는 산골 소년이 되었다. 고향 후배들 에게는 키다리 아저씨였고, 결국 사형수로 생을 마감했다.


사형수가 된 자신과 결혼하겠다고 울고메달리는 여인을 단칼에 거절하며 그녀가 행복함을 기도했다. 몇일 후 다시 찾아간 그녀 손엔 유골함이 들려있었고, 교도소 수감 중 번 돈은 유언대로 모교에 전해져 아이들이 행복한 수학여행을 갈 수 있도록 참회의 빛이 되었다.


'삶'이란 '지옥과 천당' 속에서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까?


그의 삶을 통해 한 인간의 선과 악을 동시에 보았다. 최근에 돈 앞에서 악마가 되는 사람을 보았다. 자신의 것을 잃을 것 같다 판단한 그는 순식간에 형제부모를 칼로 베고 왕좌 위에 올랐다. 동생들을 발 아래 꿀리고 승자의 미소를 지었다. 악취가 풍겼다. 구역질이 났다. 유산다툼으로 결국 칼부림이 나는 뉴스는 더 이상 남일이 아니었다.



인간은 모두 악하다. 다만 숨길뿐이다.


'저는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하면서도 어떻게 해도 인간을 제 마음속에서 끊어낼 수 없었던 것입니다.'
'화내는 인간의 얼굴에서 무시무시한 동물의 본성을 보는듯 했습니다. 평소에는 조용히 잠재우고 있다가 어느틈에 갑자기 분노라는 형태로 드러내는 모습을보면 저는 항상 머리털이 곤두서는 공포를 느꼈습니다.' _<인간실격> 중에서


인간은 모두가 악한면을 가지고 있다. 태어난 순간부터 어떻게 자라고 길러지는지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혹은 순하게 길러졌다 하더라도 어떤 환경과 어떤 사람에 의해 순식간에 악의 가면을 쓸 수도 있는 것이다. 앞에서는 선의 가면을 쓰고 있지만 악마의 그림자가 드리울 수도 있다. 필요에 의해 사람을 취하고, 뺏고, 버린다.

다만 매 순간 누르고 조절할 뿐이다. '선을 위해 악을 무찌르는 것' 그것이 현실에선 사회성이고 이성적인 사람이라 부른다. 어쩌면 매일 모두가 히어로인 셈이다.


그러나 악이 전멸되지는 않는다. 매순간 모양을 달리한 선악과 열매는 우리를 유혹한다. 한순간 조절에 실패하면 악마로 변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사형수이고, 산골 소년이고, 키다리아저씨고, 조폭 대원이다.


존경하는 회사 선배가 있었다. 그는 아이의 약을 잘못 전달한 사실을 알고 약사에게 욕을 퍼부었다고 했다. 그 순간 약사에게 악마였고, 동시에 후배들에게는 천사이기도 했다.

우리는 정의와 이익을 위해 악을 정당화하기도, 선을 합리화로 포장하기도 한다.


딸: 엄마는 입큰 하마고 괴물이야
엄마: 응? 왜? 언제?
딸: 화낼때


아이의 눈은 정확하다.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선과 악의 가면을 쓰고 벗는다. 엄마의 돈을 갈취하는 친 오빠에게는 악마가 되었고, 네 살 딸에게는 한 없이 다정한 천사였다가, 동시에 밥을 안먹을 때는 괴물이 되기도 했다. 어떤 것이 진짜 내 모습이냐고? 정의내릴 수 없다. 다만 매 순간 사회와 세상의 히어로가 되기위해 자신을 억압하고 조절할 뿐이다.




당신은 몇 개의 가면을 쓰고 있나요?






2021년 1월 4일 짓다

2021년 2월 28일 매듭


인간은 누구나 선과 악의 옷을 입는다.




*조폭사형수: 서진룸살롱 사건,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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