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위로

by 일상라빛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네.. 나 요즘 감정이 없어진 걸로 알고 있었는데.. 고맙습니다. 넌 정말 따뜻한 사람이자 따뜻함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야. 네가 심리상담사가 된 건 운명일지도.."


때로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건넨 말이 나에 대한 고마움으로 되돌아올 때가 있다. 친구에게 무심코 건넨 인사말이 시작이 되어 고민상담이 되어버렸다. 어설픈 위로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 그래서 언젠가부터는 뭐라 할 말이 떠오르지 않으면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그저 속내를 털어놓을 사람이 필요했을 뿐인지도 모르니까. 특히 잘 모르는 사람이 위로나 응원을 구하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해도 말이다. 그저 '환한 웃음'으로 대답할 뿐이다. 그게 더 낫다. 어설프게 꺼낸 위로는 때로 더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위로의 의미는 아니었다. 친구를 잘 알기에 자신을 좀 더 사랑하라는 관점에서 일을 잘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내가 건넨 말에 친구는 깊은 위로를 받았고, 중요한 건 되돌아온 그 말에 나는 더 큰 위로를 받고 있었다. 코로나로 1년째 일을 쉬고 있지만 알게 모르게 일상에서 그동안 사람에게 상담을 해온 셈이 되었다. 그것이 어쩌면 나의 '운명'일지도 모른다니. 친구의 말이 울림이 되었다. 대학원을 가야 하나...? 심리 상담사가 되기 위해서 길은 오로지 하나다. 세상에 인정받기 위해서는 대학원을 가서 석사, 박사 학위를 따야 한다. 이를 위해 한 때 (아이가 두 돌 때) 준비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잠정 포기한 상태다. 과연 그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만큼 밥벌이를 할 수 있을까? 두려움이었다. 내 안에 또 다른 두려움이 기생하고 있었다. 그에게 기꺼이 방 하나를 내어주고 밥도 주고 물도 주고 사랑도 주고 있었다. 합리화란 이름으로... 이제는 결정을 해야 할 때 인가?



"내가 죽어가는 감정을 살린 건가? 대단한 일을 했구먼~!! 한턱 쏴라ㅎㅎ
감정을 느낀다는 건 살아있단 증거다. 그게 어떤 것이든~!
축하해~~ 부활하셨도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



친구의 기를 살리려 일부러 마지막은 웃음으로 희화하며 대화를 마무리 졌다. 상담사는 어쩌면 죽어가는 감정을 살리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감정이 타오르는 사람에게는 평화의 찬물을 붓는 사람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상담사 자신은 누구에게 상담을 받나? 안타깝게도 내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는 편이다. 찾아갈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도 글을 통해 위로를 받는다. '아무도' 작가님의 말씀처럼 책 한 권들고 침대로 파고들어야겠다. 위로가 필요한 밤이다.




2021년 2월 1일 쓰고

2021년 2월 9일 매듭


친구의 말로도 위로가 안 되는 밤




keyword
이전 03화악마는 가면을 벗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