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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go Mar 27. 2021

편집자에게 필요한 8가지 자질

<언니만 따라와, 출판편집자 취직 길라잡이>#3


*편집자가 돼도 잘할 수 있을까?     

앞의 실무를 보고 의외로 여겨지는 핵심 역량이 있을 겁니다. 편집자는 책상에 앉아 조용히 글을 다듬는 사람인 줄만 알았는데, 강연회에 서포터로 참여하고, 저자를 찾으러 다니는 등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사람에게 오히려 더 잘 맞는 부분도 있죠. 이번에는 편집자의 자질, 어느 책 분야든 공통으로 필요한 자질을 알아보겠습니다. 완벽하게 모든 걸 갖추지 못했다고 실망하지 마셔요. 저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어찌저찌 일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저글링 능력자인가?     

편집자들은 대단한 저글링 능력자입니다. 책 만드는 데 필요한 인력들을 동시에 움직여야 하고, 자신이 편집하고 있는 책도 여러 권이 같이 진행됩니다. 이를 ‘저글링’이라고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A책을 만들고 있다면 디자이너에겐 조판(말풍선 위에 글을 얹히는 것)을, 그림 작가에겐 6-10화 채색을 맡겨야 하고 A책의 후속권을 내기 위해 글 작가에게 시놉시스를 받아보는 등…. 모든 사람의 업무와 일정을 파악하고 있고 동시에 자기가 할 일도 완벽히 해내야 합니다.

      

글쓰기글 검토는 기본이요 출판 트렌드까지 빠삭하게      

앞의 편집자의 장점에서도 이야기가 나온 부분이라 간략하게 말씀드릴게요. 보도자료, 상세이미지, 앞표지, 앞날개, 뒷날개, 뒤표지, 띠지의 문구를 쓸 때, 그리고 적극적인 교정교열을 할 때, 광고용 글이나 홍보용 뉴스카드를 작성할 때 글쓰기 능력이 필요합니다. 계약한 작가님이 보낸 초고를 볼 때, 외서, 그리고 투고된 원고를 볼 때 글 검토 능력이 중요합니다. 《출판사에서 내 책 내는 법》(유유)에서 편집자들은 이 부분을 기준으로 검토한다고 말했습니다.     


-흥미롭고 차별화된 콘셉트가 있는지

-시장 규모(누가 읽고 얼마나 팔릴 것인가)     


좀 더 쉬운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이 원고는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이 원고를 필요로 하는 독자가 있는가?”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지, 독자층이 있을지 알려면 그 분야의 책을 기본서는 물론 베스트셀러까지 꿰고 있어야 되겠습니다. 출판 트렌드를 아는 것이 힘인 거죠!     


마감넌 내가 지켜줄게!     

한번은 마케터분께 “저희 출간 일정을 늦춰야 될 거 같아요.” 하니까 몹시 당황하며 “안 되는데ㅜㅜ”라고 메신저로 답하신 적이 있습니다. 마감일을 정확히 지켜야 마케팅 일정에도 차질이 없거든요. 또한 제작부에서도 언제 인쇄를 하고, 제본을 하고, 랩핑을 할지 다 계획을 세워뒀는데 편집부에서 마음대로 출판 일정을 미뤄버리면 주위 모든 사람이 곤란하게 됩니다.

물론 편집부가 마음대로 미루는 건 아닐 거예요. 작가님이 미루실 때도 있고, 디자이너가, 외주 편집자가 늦을 때도 있거든요. 그렇지만 편집자가 일정을 꿰고 있어 늦지 않도록 협업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하는 게 중요해요. 책에 오탈자가 없고, 구성이 좋아도 매번 일정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 편집자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받을 수 있겠죠.     


꼼꼼섬세민감     

한번은 10초에 100m를 달리는 동물을 10초에 10m를 달린다고 번역가분이 잘못 쓰신 걸 그대로 책으로 내보낼 뻔한 일도 있었습니다. 교정교열을 하며 사실인지 확인하고 오탈자와 잘못된 표현을 찾는 능력뿐만이 아니라, 콘텐츠를 볼 때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캐치해내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어린이책에서는 특히 이런 검열자의 자세가 중요합니다. 이번에 제가 놓친 부분은 ‘남자애가 이런 것도 하네.’ 같은 젠더 문제에 관한 것이었는데(예시입니다) 여기에 민감한 편집자 동료분이 잘 집어내서 수정을 해주셨어요. 어른들은 다 알지만 어린이들은 모르는 어휘가 있다면 쉽게 풀어 써주는 것도 꼼꼼함의 일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찰떡같이 알아듣게 만드는 소통 능력     

글이든 말이든 자기 생각을 정확히 표현해내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편집자 한 명과 일하는 사람은 꽤 여럿입니다. 또한 직무도 다 제각각이죠. 디자이너, 마케터, 외주 편집자, 글 작가, 그림 작가, 제작부,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 명확한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면 예상하지 못한 결과물을 받을 수 있고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사람 잘 만나는 사람     

장점에서 언급했죠? 여러 저자들과 전화로 연락도 하고, 미팅도 나가고, 새로운 외주 디자이너와 만날 때도 있고… 심지어 어떤 편집자들은 저자의 매니저 역할을 맡는 분들도 있다고 하네요. 자세한 건 뒤의 ‘분야별 편집자 자질’에서 알아보아요.     


외국어 능력자환영합니다     

영어든 일어든 중국어든 외국어는 하나 정도 무기로 갈고 닦으면 후회할 일은 없다고 봅니다. 외서 기획할 때 다른 사람에게 샘플 번역과 검토를 맡기는 것도 좋지만 직접 하면 비용도 세이브되고 자기 자신이 직접 검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호기심 천국     

사실 제가 요즘 관심 있게 보는 한 출판사가 있는데요, 어떤 분이 독립해서 만든 1인 출판사입니다. 그곳 책의 분야가 에세이, 실용, 인문, 예술, 자기계발 등 각양각색인 걸 보며, ‘그 편집자 선배는 다룰 수 있는 주제가 이렇게 많구나.’라고 감탄했어요. 어디인지는 비밀입니다만 헤헤. 이처럼 편집자가 다양한 이슈, 다양한 주제에 관심이 있으면, 그러니까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라면 기획을 할 때 힘을 발휘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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