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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현 Apr 11. 2024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

강아지들이 아프면서 녀석들만 두고 출근하는 발걸음이 무겁다


고민하다 홈캠을 구입했다.  일하다 중간중간 휴대폰 어플을 통해 녀석들의 모습을 확인했다.


녀석들은 엄마 없는 대부분의 시간을 잠을 잤다. 그러다 문 밖에서 소리가 들리면 궁금은 한지 머리만 빼꼼 들었다가  다시 잠을 청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퇴근해 집 앞에 다다르면 내 발자국 소리를 알아듣는지 현관으로 부리나케 달려 나와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펄쩍펄쩍 뛰거나, 좋아하는 애착인형을 물고 와 나 잡아보란 듯 도망을 갔다. 그런 녀석들이 사랑스럽고도 미안해 퇴근 후 한동안은 강아지들과 신나게 인형 던지기 놀이를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두 녀석 다 청력이 예전 같지 않은지, 아니면 노쇠해서 기운이 없는지 현관문을 열며 큰소리로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다.


강아지의 시간은 빠르다!  우리의 100년을 15년 만에 살아 버린다.


 새롬이는 시각을 잃으면서 급속도로 청력도 약해졌는지 집에 들어가 인기척을 크게 낸 후에야 디스크로 아픈 몸을 간신히 일으켜 한발 한발 힘겹게 걸어온다.


새롬이가 유일하게 눈도 번쩍, 정신도 반짝이는 시간은 아침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사료통을 열면 아침밥을 독촉한다.  녀석이 하루종일 쓸 모든 에너지를 끌어모아하는 일이 바로 밥 빨리 달라고  짖는 일이다. 그렇게 밥을 후루룩 먹고 나면 다시 골골 모드로 전환한다.

새벽부터 짖는 게 민폐인건 알지만 그래도 이렇게 라도 짖는 새롬이가 기특하다. 정말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짖지 않기 때문이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를 만큼 녀석들은 엄마인 나만 바라본다. 정확히 말함 우리 집은 CCTV가 3개다. 홈캠, 새롬이 눈, 씩씩이눈. 녀석들은 내가 움직이는 행동반경을 따라 몸의 방향을 바꾸며 초점을 나에게 맞춘다.

오늘도 홈캠 속 녀석들을 보니 마음이 짠하다. 나는 출근하기 전에 새롬이 산책, 퇴근 후 씩씩이 산책을 시키며 이렇게 매일 산책을 시켜주는 주인이 어딨 냐고 생색을 냈지만 하루 종일 나만 애타게 기다렸을 녀석들에게 짧은 산책시간은 찰나에 불과할 뿐이다.


강아지를 처음 키우기 시작했을 때 친구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강아지는 주인이 온 우주이고, 간식보다 좋아하는 것이 산책이라고... 그 말을 들은 이후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산책을 다녔다. 어쩌다 폭우가 내리는 날은 당당하게 산책을 쉴 수 있는  핑곗거리가 생긴 날이다. 그럴 때면 새롬이와 씩씩이를 번갈아 안아 들고 베란다로 나가 창문을 활짝 열어 비 오는 풍경을 보여주곤 했다. 엄마도 너무 산책이 나가고 싶은데 비가 많이 와서 못 나가는 거야!!!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상대가 원하는 것을 조건 없이 기쁘게 해 주는 것이다.


내 모든 시간을 공유해도 지겹거나 지치지 않고  한결같이 행복한 시간을 누리는 것이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뿐 아니라 힘들고 아픈 시간도 기꺼이 함께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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