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7. 함께 일하기 싫은 사람은 누구인가요?
질문을 보자마자 수많은 얼굴이 동시에 머릿속을 지나가는 것을 보니 이제까지 월급을 괜히 받은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직장인의 월급값에는 많은 것이 포함되어 있답니다.^^
함께 일하기 싫은 사람만 이야기하기에 너무 부정적이니까, 함께 하고 싶었던 사람에 대해 먼저 생각을 먼저 정리해 보고 갈게요.
사회 초년병 시절에는 아무래도 내가 부족한 것이 많다 보니 선생님같이 잘 가르쳐주고 참을성 있게 기다려 주시는 선배님과 일하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일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이후에는 내가 성장하거나 주목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는 선배가 좋았고, 동료의 성장에도 객관적으로 손뼉 쳐줄 수 있는 동료와 함께 하고 싶었어요. 앞서 말했던 것처럼 저는 선배복이 넘치던 사람이라 회사의 적응과 어린 연차에도 작은 기회들을 제공받는 행운을 누렸는데, 주변의 성장에 쉽게 손뼉 쳐주는 동료를 만나기는 쉽지가 않았어요. 돌아보면 저 조차도 나의 동료에게 입으로는 응원을 보내면서도 은근한 경계와 질투를 때처럼 묻혀 보내놓고는 너무 큰 욕심을 바란 거 같네요. 혹시, 그런 동료를 만나게 된다면 평생 한두 번 만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유니콘만큼 귀한 분이니 소중하게 대해주라는 의미로 말씀을 드려봅니다. ^^ 그러다 연차가 더 쌓여 이제 제가 선임 선배 레벨에 들어가니, 성실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세가 된 사람이 제 눈에 예뻐 보이고 같이 하고 싶은 사람이 되더라고요. 대답에서 나이의 변화가 확~ 느껴지죠? 여기까진 저의 선호도이고, 제가 직장 생활했던 20년 동안 만났던 좋은 사람들의 특징을 짧게 정리해 보자면, ‘성실하게 자기 일 하며, 저에게 호의적인 사람‘이었지 않나? 정리해 봅니다.
그러면 이제 ‘함께 일하기 싫은 사람은 누굴까?‘로 생각을 옮겨가 봅니다. 제가 어릴 때는 저도 미숙했다 보니 싫어하는 유형도 많고 디테일했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경험으로 인해 무뎌지거나 타협하는 부분들이 있다 보니 사소한 문제들은 그러려니 하고 그냥 지나가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누가 나에게 누구랑 일하는 것이 싫냐고 다시 물어보면 딱 세 가지 유형의 사람을 말해줍니다.
첫째. 가장 사소한 것을 먼저 이야기해 보자면,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사람이에요. 그런 거 있잖아요. 회의할 때나 다른 사람들이 단어만 던지면 다 듣지도 않고 그렇게 아는 척하면서, 실제는 못 알아듣고 다른 방향으로 결과물을 내거나 결정하는 사람이요. 속이 터지는 건 둘째치고 이런 사람들이 사고를 치면 답이 없습니다. 후배면 그래도 최종으로 수정해 줄 시간과 권한이라도 있으니 그러려니 하고 시간 들여 가르쳐 봅시다 (물론 아까운 내 시간!!). 상사가 주요 보고나 외부 미팅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앞뒤 없이 아는 척하며 사고를 치는 경우가 가장 큰 문제예요. 그나마 조심스레 방향을 틀어주면 곧바로 알아듣고 ‘아 깜박했다며’ 경로 수정을 하시는 분이면 그래도 감사하다 하는 마음으로 다니는데, 끝까지 자아도취로 못 알아듣고 떠들어서 우리 쪽도 상대방도 고개 들기 어렵게 만들거나 동료의 조언과 제안을 ‘감히‘라는 마인드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상사라면 빨리 헤어질 방법을 찾아야 해요. 함께 한 시 간만틈 함께 퇴보할 테니까요.
둘째, 내 시간을 가치 없게 만드는 사람이에요. 자기는 중요한 일을 해야 하니 너는 나를 백업이나 해라 하고는, 매번 방향 틀고 업무지시를 번복하다가 시간이 지나서 ‘그동안 한 게 뭐 있냐 ‘ 고 하는 사람들 있죠? 내가 맡은 업무가 있는데, 자신의 사이클에 맞춰 티타임을 강요하고 티타임 끝에 아침에 지시한 거 어떻게 되어가냐고 하는 사람. 그렇게 많이 지원해 줬는데, 내 업무에 집중해야 해서 어쩌다 지원을 거절하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며 ‘ 화를 내며 그동안의 나의 희생과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사람 등등 … 예시는 아주 많죠? 이런 사람을 발견하는 건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사람과 달리 시간이 조금 걸리는 일이에요. 타인에게 호의적이고 좋은 사람인데 은근히 내 시간에 무례하기 때문에 내가 느꼈어도 긴가민가 하는 기간도 있을 거예요. 그러다 어느 순간 그 사람이 내가 노력한 시간과 노동을 가치 없게 만드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든다면, 단호하게 거절하고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거리 두기를 권유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또 한 번 길게 이야기해 볼 기회가 있을 거 같아요.
셋째, 아주 초 예민한 사람이에요. 저도 일 할 때는 사소한 변수도 체크하고 주변의 역학적 구도와 사건의 영향성을 읽어서 업무를 추진하다 보니 일할 때 ‘예민하다’는 단어에 꽤 긍정적인 편입니다. 그런데 약 10년 전 하나의 케이스를 만나고 난 후 생각이 달라졌어요. 그만큼 희귀한 경험이니 한번 참고만 해보시길 바랍니다. 어느 날 한 후배가 ‘선배 이번 주에 저랑은 20분 다른 사람들과는 1시간 이상 업무 논의를 하셨어요. 심지어 A, B와는 티타임도 하셨어요.’ 라며 일주일간의 저의 행적을 적은 수첩을 내밀며 자신에게 소홀한 것 같다는 항의를 해왔고, 그 뒤 저는 기간별 업무별 집중도와 관계없이 그 친구와 정기 면담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어요. 어리광을 언제까지 받아줘야 하냐라는 고민을 했지만 인사적인 이슈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저의 인내심을 늘여주더군요. 참다 보니 점점 수위가 올라가더니 어느 주말 내내 ‘휴가를 가는데 팀장이 못 가게 했다 ‘며 (팀장은 휴가 간다는 그 친구의 인사에 “인수인계 문제없이 했지? 잘 다녀와~라는 한마디를 했을 뿐인데, 그 친구는 자기가 일을 다 못 끝낸 것에 대한 지적이라고 혼자 생각하고 그 난리를 친 거였어요) 저에게 시간마다 전화를 걸어 칭얼대고 항의하고 떠보는 행동을 하며 저의 주말을 망치기도 했고, 자기도 출장을 보내달라기에 ‘이번 출장 네가 다녀올래?‘라고 했더니 총기 소지국에 자기를 보낸다며 자기가 죽기를 바라나며 저에게 따졌습니다. 여러분… 미국도 총기 소지국인 거 아시죠? 자신의 업무에 대한 집착도 있어 상사가 조금이라도 봐주고 조언이라도 하려 고치면 손도 못 대게 해서 업무 진도를 빼는 것도 곤욕이었고, 그러다 마감시간이 다가오면 이상한 것을 가지고 와 처음부터 다시 일을 하게 만들었죠.
처음에는 어떻게든 잘 데려가보려고 심리학 책도 읽고 그 친구가 걱정되어 회사 상담실에도 드나들었지만, 결국 1년 만에 저는 포기했어요. 자신의 고과가 불만이라며, 제가 받은 고과를 희생해서라도 자기를 챙겨줘야 할 것 아니냐고 따지며 회의실의 집기를 치고 문을 차는 행동을 했고, 저는 그나마 그 시건덕에 그 친구와는 헤어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매번 자신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끊임없이 전하던 그 친구와 함께 근무하던 1년은 외줄 타기를 하는 것처럼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웠습니다. 인사적 불이익을 넘어서서 혹시 나의 한 마디에 상처를 받아 개인적으로 위험한 선택을 하면 어떡하나 떨어야 했고, 어느 날은 꿈에서 그 친구가 제 아이를 납치해서 협박하는 악몽을 꾸다가 깨어나는 일도 있었지요. 저만 그랬을까요? 그럴 리가요….. 근데 글을 쓰다 보니 그 시절의 공포와 두려움이 다시금 올라와 이 글을 쓰는 게 맞는지에 대한 걱정도 한편으론 됩니다.
그리고.. 적으며 생각해 보니 저의 ‘단어’ 선정이 아주 잘 못 되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예민함이라는 단어에 대해 상당히 무례한 예시였다는 생각이 들어, 예민하다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취약하다’라는 표현으로 정정하고자 합니다.
‘어… 진짜 나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없네요. 대놓고 뒤통수치고 누가 봐도 나쁜 사람은 어때요?‘라고 물으신다면 오히려 그들은 상대하기 쉬웠던 거 같아요. 그만큼 적도 많고 누구나 아는 나쁜 사람은 제가 무시하거나 싸운다고 해서 비난받을 일은 없으니까요. 사회생활이다 보니 제 평판 관리를 할 수밖에 없는데, 주변에 대놓고 나쁜 사람이 있으면 상대적으로 나는 고평가 받겠구나 하는 맘으로 ‘감사합니다’ 해요. 그리고 필요하면 지적하고 싸우면 되죠. 제일 애매한 게 두 번째 케이스처럼 타인에겐 좋은 사람인데 나한테만 못되게 구는 사람인 것 같아요…. 이 속앓이를 어디다 하소연할 수도 없고 말이죠. 이건 좀 고난도라…. 다음에 한번 어떻게 대응할지를 제대로 이야기해 봐요.
여러분들은 특별히 같이 일하기 싫은 유형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