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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도리진 Dec 23. 2023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이 따뜻한 소설을 쓰신 분에 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작가님과의 만남은 참으로 가슴 설레는 일입니다.

사실 좀 가벼운 마음으로 작가님을 만나러 가기는 했지만, 좀 더 심플한 마음으로 글을 쓸 수 있는 힘을 얻은 것 같아 기뻤습니다.



저는 아주 한참 전에 용인시의 '빈칸놀이터'라는 독립서점에서 '아이패드로 그림 그리기' 수업을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빈칸놀이터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황보름 작가님과의 만남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 결국 11월 18일에 작가님을 뵈러 갔습니다.


작가님은.. 제가 상상했던 것처럼 소설 속의 '영주' 같은 느낌의 분이었습니다. 이 책은 해외의 많은 나라에도 판권이 팔릴 정도로 많은 독자님들의 공감을 얻었는데요, 누군가를 위로하려고 쓰신 것은 아니라고 하셨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 저도 한 명이었구요.


적지 않은 나이에 전업작가를 하기 위해 결단력 있게 퇴사를 하시고 결국 꿈을 이루신 작가님의, 수수하고 조용하지만 강단있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원래는 에세이를 쓰셨지만 잘 안 풀려서(책이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해), 본인이 늘 끼고 사시던 소설을 한 번 써보았다는 작가님의 말씀에 왠지 모를 경탄이 터져 나왔습니다.


작가가 되고 작가로 밥벌이를 하고 싶어서 책을 쓰셨다는 황보름 작가님은, 책읽고 글쓰는 일을 너무나 좋아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의뢰받지 않은 소설을 다 써놓고 여기 이 플랫폼 '브런치'에 내놓으시고 응모를 하셔서 상을 받고, 그리고 주목을 받아 결국 종이책이 출판되고 베스트셀러가 되는 이야기는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했습니다(작가님은 무척이나 담담하게 말씀하셨지만요).


조곤조곤 사람들과의 대화를 즐기시는 분이라, 작가로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그런 시간이 적어 무척 아쉬워 하시는 것 같습니다만, 어쨌든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시기에는 너무 튀는 분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작가가 되고 싶다고 해서 직장을 그만두고 올인하는 일은 말이 쉽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지금 생각해보니 왠지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에서의 유미의 스토리와 같네요(와우, 멋집니다).




이혼을 하고 독립 서점을 운영하는 영주라는 인물이 주변 사람들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서로를 보듬으며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는 이 소설은 잔잔하고 조용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같은 향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바리스타 민준, 로스팅 업체 사장 지미, 이곳에서 안식을 찾는 정서, 영주가 마음을 나누게 되는 승우 작가, 그리고 민철이 가족 등 많은 인물들이 나오는데, 그 안에는 우리 모두의 모습과 살짝 아픈 마음이 공존합니다.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깜짝 놀라기도 하고 많이 낭만적이기도 한, 소설 안의 시공간이 참으로 정겹습니다.


을 읽으면서 낭만과 위로와 공감을 만나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소설입니다. 모두 조금씩 더 행복해지실 거라 확신합니다.



그대의 눈동자에 건배를,

느슨한 연대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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