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품은 삶
<치유와 회복 : 의식은 어떻게 몸과 마음의 고통을 이기는가>라는 제목을 단 책을 읽고 있습니다.
저자인 데이비드 호킨스는 저명한 정신과 의사이자 영성 탐구자이고,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읽히고 있는 '의식혁명' 시리즈에서 거의 완결판이라 할 수 있는 책이 <치유와 회복>이지 싶어요.
어디선가 들은 말인데, 현대는 결핍과 과잉의 시대라고요.
언뜻 모순되어 보이는 이 말이 정말이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상당히 정확하게 가리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것이 풍족한듯하고, 뭐든 노력하면 가질 수 있을듯한 물질 세상에 살면서, 한편으로 늘 경쟁 속에서 부족감과 모자라는듯한 심정에, 바라고 원하는 것들은 신기루를 쫓듯 자꾸만 멀어 보입니다.
'비움과 채움'이라는 가치가 그래서 더욱 중요하지만, 바삐 살아가는 동안은 도대체 뭘 비우며, 어떻게 채워야 할지 알 수 없이 삶이 흘러갑니다.
저는 최근 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비로소 강제로 바삐 삶던 일상에 브레이크가 걸렸고 그 덕에 비움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비운다 함은 우선 많은 스케줄과 아주 많은 말과, 너무 많은 정보와 한편으로는 이 모든 양의 스트레스를 소화하기 위해 동시에 먹곤 했던 많은 음식들을 몸과 마음에서 더는 것입니다.
채움은, 텅 비어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을 만들어 멍 때리기 / 천천히 걷는 순간을 음미하기 / 깊이 폐까지 호흡할 수 있는 신선한 공기를 찾아 산행하기 / 몸을 정직하게 돌봐줄 식재료들을 고르고 조금씩 요리하여 먹기 / 오랜 친구들을 하나하나 모처럼 만나 밥 먹고 차 마시며 수다떨기입니다.
이렇게 몸도 마음도 이른바 '해독과 충전'을 해내기 위해, 여러 생태적인 접근으로 몸과 마음을 돌볼 수 있도록 도우시는 의사들을 직접 만나 뵈러 가기도 하고, 책으로 찾아보면서 지혜를 구했습니다.
우리가 자신의 힘을 외부의 무언가에 내주고 투사시키는 순간 부정적인 에너지장에 떨어져 어리석게도 자신을 희생자로 만들어 버린다. (…)
에고의 무의식적인 목적은 자신이 희생자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질환
'의식혁명' 시리즈는 이런 과정에 있는 저에게 새삼 큰 도움이 되고 있는데요.
내가 하는 생각과 말의 힘이, 어떻게 나의 삶을 만드는가를 다시 일깨워주었습니다.
몸의 병도 결국, 우리가 한정된 의식으로 살면서 새로움과 다름을 추구하지 않고 "이게 다야" "다른 건 없어" 하고, 스스로에게 한계를 만든 결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자신에게 온 것이 무엇이든 뭐가 잘못되었는지, 내가 뭘 잘못했는지가 아니라 이 일이 나에게 온 의미가 무엇이며, 이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넘어갈 것인지 숙고한다면 어떤 일도, 받아들이고 내려놓는 과정이 어렵지 않게 진행된다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내면을 성찰하다 보면 우리가 저질러온 실수들이 실은 순진무구함이었음을 알게 된다. 이것에 대한 이해를 주요 목표로 삼으면 연민을 치유가 이루어진다. 타인들에 대해서도 이런 태도를 갖고 자신과 타인을 판단하려는 욕망을 내려놓으면, 우리의 에너지장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암
많은 깨어있는 의사들이 한목소리로 말하듯, 몸과 마음은 같은 이치로 움직입니다.
그래서,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 중 실제로 실천하지는 못했던 덕목들도 이제는 몸과 마음, 나의 영혼과 의식을 위해 실천하기로 합니다.
그러기 위해, 오래 전 읽었던 켄 윌버의 <통합 비전>의 도움도 받습니다.
켄 윌버는 자신의 통합 비전센터에서 사람들을 돕는 방법으로 다섯 가지 '모듈'을 제안하는데,
1. 호흡, 숨쉬기
2. 수면, 잘 자기
3. 음식, 제대로 먹기
4. 운동, 꾸준히 하기
5. 마음, 챙기기
이며, 이것들은 지혜로운 의사들이 제시하는 방법과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이러한 덕목들을 실천하는데 바탕이 되는 의식, 즉 자신을 스스로 희생시켜 현재 상태에 있게 한 과정을 이해하고, 다시 몸과 마음을 생기있게 회복하는데 필요한 태도를 갖도록 하는데 <치유와 회복>의 한 장, 한 장이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부정은 자신을 두려움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에고의 기본적인 기제 중 하나다. 그러나 부정을 내려놓으면 에고를 이해하고 존재하는 소멸에 대한 두려움은 인식되지 않는다.
죽음과 죽음의 과정
무의식적인 신념들과 태도가 삶을 이끌어가는데도, 자신이 의식하고 있는 것, 즉 알고 있는 것만이 모든 것이라 여기고 살아간다면 삶은 반드시, 자신의 그림자를 만나고 새롭게 일깨워질 기회를 만들어준다고, 많은 현자들과 심리학자들이 얘기합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날마다 뛰는 우리는, 그리고 저도,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제로 삶에 적용하여 천천히, 삶의 시간들을 음미하기에는 늘 마음이 분주합니다.
가던 길 잠시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애써온 자기의 몸과 마음을 돌보고 다독이면서 주변을 천천히 돌아보는 것이, 자연스러워질 수 있을까요?
쉽지 않다 해도, 부디 그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선 좋은 책을 읽는 것부터 말이에요.^^
이 책을 추천해 주시고, 언제나 저를 지지해 주시는 슈퍼바이저가 계심에 새삼 깊이 감사합니다.
모두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