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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 파트너 이석재 Aug 09. 2020

강점과 약점, 다시 보기

떠도는 마음 사용법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 어떤 눈으로 볼 것인가? 


  이제 전통적인 강점과 약점의 이분법적인 논리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코칭적 시각에서 보면, 사람은 그 자체가 온전한 존재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효과성 코칭 Effectiveness Coaching에서 코치는 코칭 대상자로 하여금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원하는 것을 얻는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도록 한다. 효과성 코칭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가능성을 높이는 행동을 촉진시키는 영향요인을 강점으로 정의한다. 약점은 원하는 결과를 얻는데 필요한 결정적 행동을 방해하는 영향요인이다. 기존에 자신의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다시 들여다보면, 그 약점이 강점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시키기


  한국 펜싱이 세계적인 위상을 갖게 된 것은 약점으로 여기며 무력감을 갖게 한 짧은 다리의 강점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즉 몸의 무게 중심이 긴 다리보다 아래에 있기 때문에 빠른 발놀림을 구사할 수 있다. 유도 중량급 선수로서는 키가 작은 편인 송대남(176cm) 선수는 특기인 업어치기를 앞세워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었다. 다리가 긴 외국 선수들보다 상대적으로 무게 중심이 아래에 있다는 이점을 살렸다. 그는 올림픽 전에 “외국 선수들은 상체보다 하체가 약하다. 다리 사이로 파고들어 업어치기를 하니 통하더라”라고 말했다.



강점도 지나치면 약점이 된다


  세계적인 리더십 연구기관인 Center for Creative Leadership의 연구결과를 보면, 리더십 강점을 극대화하려고 하면 오히려 지속적인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derailer)으로 작용한다. 꼼꼼한 리더십은 세부사항까지 관리하여 위험요소를 줄이지만, 지나치면 통제적인 관리로 의사결정을 지연시키키는 약점으로 작용한다. 강점과 약점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강점과 약점은
특정 맥락에서 행위자에 의해 발휘된
잠재성의 기능적 표현이다.
누가 강점과 약점으로 이름을 붙였는가?


  사람들은 흔히 본인이나 타인이 제공하는 잠재성에 대한 기능적 표현을 쉽게 수용하고 자기 자신과 동일시한다. 강점과 약점이 행위자에 내재해 있다고 생각한다. 강점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면 자존감이 높아지고, 약점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면 자존감이 낮아진다.  타인의 평가에 자존감이 민감해지고 스트레스를 받고 상처 받고, 이로 인해 공격적이 되고 극한 경우 병리적인 이상행동을 보인다. 그들의 마음은 하염없이 떠돈다.


  삶을 영위할 때 타인의 평가는 일반적으로 존재하지만, 그것을 쉽게 내재화하고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면 자존감이 불안정할 수 있다. 강점과 약점을 내재적인 속성으로 보는 관점에서 잠재성에 대한 기능적 표현으로 보는 관점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사람은 온전한 존재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상기하자." 인본주의적인 코칭 철학을 강조하는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전인적 인간관에 동의한다. 예를 들면, CTI 코액티브 코칭은 'People are naturally creative, resourceful, and whole.'을 첫 번째 원칙으로 설정했다. 이 원칙이 시사하는 점은 인간을 결정론적인 시각이 아니라 '기회와 가능성'의 시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어떤 기회가 있는가? 지금 가능한 것은 무엇인가? 이러한 관점을 지지하는 코치는 사람들을 단정하지 않고 그들이 살아나도록 돕는 전문가이다.




   강점과 약점을 품은 잠재성
코칭은 우리의 잠재성을 끌어내 원하는 결과를 돕는 활동이다


  강점과 약점은 코칭 대상자가 내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결과와 결정적 행동과의 관계에 의해 정의된다. 코칭 대상자에게 내재해 있는 것은 강점이나 약점이 아니라 잠재성이다. 그 잠재성이 주어진 맥락에서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따라 강점 또는 약점으로 평가된다. 원하는 결과를 얻는데 효과적으로 기여하면 강점, 기여하는 바가 낮으면 약점이다. 영업직에서 일하는 홍길동의 대인관계 스킬과 공감력은 강점으로 기능하지만, 그가 전략기획실에서 일한다면 기획력, 분석력, 전략적 사고 등이 강점 요소로 간주된다. 홍길동이 가지고 있던 이전의 강점 요소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그의 강점으로 이러한 맥락의 요구에 대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맥락이 바뀌면 요구되는 평가 기준이 달라지고, 따라서 홍길동은 다른 잣대로 평가받게 된다.


  특정 직무에서 인사평가가 좋고 성과 리더십과 조직관리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받는 리더가 있다. 회사에서는 최근 성과와 조직문화가 낮게 평가되는 사업부를 맡도록 인사 명령을 내렸다. 과연 그 리더는 새로운 사업부에서도 우수한 인사평가를 받을까? 실제 일터에서 관찰할 수 있는 것은 인재관리 실패인 경우가 흔하다. 역량 관점에서 보면, 리더와 직무 간에 적합성 fitness이 중요하다. 문제는 이 논리를 모든 인재에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슈는 인간은 결정론적으로 어떤 속성을 갖고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흔히 우리가 천재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결정론적인 인간관'을 생각할 수 있지만, 극히 소수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새로운 우주관으로 인류사의 일대 전환을 이룬 아인슈타인도 1%의 재능과 99%의 노력으로 자신의 성취를 설명하고 있다.


  스탠포드대학교의 심리학자인 Carol Dweck은 실패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연구한 결과, 두 유형의 마인드셋을 밝혔다. 바로 Growth mindset과 Fixed mindset이다. 전자는 성장 가능성을 믿고 실천하지만, 후자는 성장 가능성에 부정적이다. 학교 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원하는 결과를 이루는 사람들은 성장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다. Dweck은 마인드셋이 불변이 아니라 사람들이 성취를 이루는 과정에서 그들의 능력에 대한 인식을 바꾸도록 개입하여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연구를 통해 확증했다. '당신은 어떤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은 또 다른 유형의 Fixed mindset이다. 


  그러나 어떠한 결론도 단정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인간을 완전히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알아가고 있다. 과학적 접근은 인간관에 대한 가설이 있으면, 경쟁 가설을 통해 기존의 가설을 검증한다. 이러한 검증 과정을 통해 확증된 가설은 다른 이론적 틀을 기초로 도출된 경쟁 가설의 도전을 받고, 더 나은 가설을 세운다. 따라서 코치가 사회과학적인 입장에서 강점과 약점의 개념에 대해 논쟁한다면, 결정론적으로 단정하는 게 아니라 지난한 검증의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주장을 만들어 내는 입장을 지지한다. 그러나 단정적이고 평가적인 입장은 개선되어야 한다. 한국 사회는 산업사회를 거치면서 성장 위주 시스템을 사회의 기본 원리로 작동시켰다. 출생하는 과정에서도 줄을 서야 하고 학교와 사회를 거쳐 무덤에 들어가기 까지도 줄을 서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평가 중심의 사회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앞으로 우리가 살고 싶은 사회의 모습은 과연 어떤 것인가? 


"강점과 약점은 특정 맥락에서 행위자에 의해 발휘된 잠재성의 기능적 표현이다." "강점과 약점은 평가자의 눈으로 본 나의 잠재성에 대한 기능성이다."
"강점과 약점의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자!"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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