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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uernbrot Schwarzwälder Art 빵

슈바르츠발트풍 농가빵. 독일 빵에 입문한 빵으로 초심다지기.

by 연우

매주 화요일 연재를 시작으로 벌써 30회의 글을 씁니다.

사순절 빵을 시작으로 하여 곧 크리스마스 빵 얘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나와의 약속으로 시작하여 이제는 무려 서른여섯 분의 구독자님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입니다.

시작할 때는 쉬울 줄 알았습니다. 일주일에 고작 한 번의 글을 쓰는 것이 뭐 그리 어렵겠냐는 안일한 생각을 했던 것을 반성하고 또 반성합니다.

중간에 멈출까를 몇 번이나 생각했습니다. 매 고비마다 비록 일면식도 없는 분들에게 응원을 받았습니다.

귀한 경험과 생각들의 흩어짐이 아까워서 시작한 저의 도전을 응원해 주는 누군가를 생각하며 정성을 쏟으려고 맘먹으니 일상이 더 풍성해졌습니다.


그래서 좀 더 용기를 내기로 했습니다.

독일에는 신맛 나는 묵직한 호밀빵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 몸에 칼로리 축복을 내려줄 만한 달달한 빵과 파이류들도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로 또 다른 쳅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KakaoTalk_20251106_081144392.jpg 독일 프랑크푸르트 뢰머광장의 크리스마스마켓

크리스마스 시즌의 절정을 치닫던 12월 중순에 도착하여 독일의 생경했던 풍경이 이제는 너무 익숙한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가끔 생경했던 풍경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초심 다잡기의 일환이라고나 할까요? 게을러지는 몸과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에 딱 좋습니다. 유럽의 크리스마스에 대한 로망이 있었기에 크리스마스로 꽉 찬 광장에서 보이는 모든 것을 눈에 마음에 담고 싶었던 그 시절에도 빵이 있었더라고요.


겨울 광장의 헐벗은 나무들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모습이 너무 궁급하기도 했습니다. 가지만 남은 나무들이 이국적이었습니다. 막상 여름이 되니 그냥 평범한 나무더라고요. 겨울이 더 운치 있었네요.

계절이 변해도 늘 그 자리에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어디든 그렇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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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루르트 뢰머광장의 Wiener Feinbäcker Heberer 앞 풍경

1891년 설립되었다고 하는 Wiener Feinbäcker Heberer 베이커리가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그런 곳입니다.

독일 빵을 처음 샀던 곳이기도 합니다. 단골 아니고 관광객들 상대로 응대하시는 분들이라서 좀 덜 친절하시긴 하지만 뭐 그래도 독일 빵을 조금은 엿볼 수 있습니다.

독일 라인-마인(Rhein-Main) 지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체인점입니다. 이제 와서 보니 이곳에서 처음 산 빵의 이름이 참 생소합니다. Bauernbrot Schwarzwälder Art.

슈바르츠발트풍 농가빵

검은 숲, 흑림(슈바르츠 발트) 지역 스타일로 만든 시골 빵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검은 숲은 독일에서도 인정받는 청정지역입니다. 프랑스의 알자스 지역과 스위스 접경에 위치한 너무 멋진 곳이지요. 뻐꾸기시계로도 유명하고요. 이런저런 이유로 검은 숲(흑림)의 이름을 단 식품, 제품들이 꽤 많습니다. 이러한 사정이니 빵이라고 검은 숲 스타일이 없을 리 없겠지요.

하지만 빵 맛은 대단히 특별할 것 없는 전형적인 호밀과 밀이 거의 반반씩 섞인 빵입니다. 묵직해서 신맛이 강하지도 않은 딱 적당한 빵입니다. 처음 먹었을 때는 며칠 두고 먹어 신맛이 심해져서 상한 줄 알고 버릴 뻔했던 경험도 있습니다. 버릴까 고민하던 때 독일에서 몇십 년 생활해 오신 분께서 그러시더라고요. 좋은 데서 샀으니 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

좋은 베이커리라는 이미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가끔 곰팡이가 나기도 합니다. 좋고 안 좋고의 문제는 아닌듯하고요. 빵의 수분과 양분에 따라 다른 것이겠지요.


이렇게 빵을 통해 하나둘 씩 독일을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먹거리들을 통해서 조금씩 낯선 문화에 스며들며 일상이 흥미로워짐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독일의 빵뿐만 아니라 맥주와 소시지 등 다양한 먹거리들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를 준비하며 2주일만 쉼을 갖겠습니다. 그동안 읽어주시고 관심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 담아 인사드립니다. 조금만 쉬고 재정비하여 돌아오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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