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기술은 기존의 통신 방식과는 확연히 다른 차원을 열었다. 짧은 파장과 넓은 대역의 주파수를 통해 한 번에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그로 인해 통신 속도는 획기적으로 빨라졌다. 이제는 스마트폰만으로도 끊김 없는 빠른 통신이 가능해졌고, VR을 통해 현실과 가상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이 기술 덕분에 로봇 수술과 같이 실시간 피드백이 필수적인 작업들도 훨씬 더 효율적으로 진행되었다.
트리메딕은 원래 나노봇을 이용한 신경계 자극 연구를 진행하던 작은 회사였다. 주사를 통해 나노봇을 인체에 주입하고, 이를 이용해 치매, 우울증과 같은 신경계 질환을 치료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연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트리메딕은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의료 연구에 그치지 않았다.
"우리의 5G를 활용한 마인드컨트롤은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야."
그림자 정부와 손을 잡은 트리메딕은 단숨에 세계 최대의 백신 제조사로 자리 잡았다. 그들은 단순히 백신을 제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5G 네트워크를 활용해 나노봇을 이용한 신경계 통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우리의 특수한 5G 주파수를 이용하면, 나노봇을 통해 인체의 신경계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게 될 겁니다. 그 기술이 이제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트리메딕은 5G의 속도와 정확성을 이용해 나노봇을 제어하고,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신경계를 통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었다. 그 기술이 완성되면, 인류는 단순한 질병 치료를 넘어서 통제 가능한 존재로 바뀌게 될 것이었다.
트리메딕 연구소, 비밀스럽게 진행되고 있는 5G 주파수와 나노봇 연구실 안에서 연구원들이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었다.
이민석 박사는 연구 성과를 점검하며 최준혁에게 말했다.
"준혁, 이제 거의 완성 단계에 왔어. 우리가 개발한 나노봇은 5G 신호를 받아서 신경계를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지. 하지만 신호 전송의 안정성을 조금 더 확인해야 해."
"맞습니다, 박사님. 특히 특정 주파수에 대한 민감도를 높이는 게 핵심이었죠. 실험 대상자들 중 일부는 뇌파 변화에 따른 피드백이 상당히 긍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모든 대상에게 일관된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민석 박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겼다.
"주파수에 따라 신경계 반응이 다르다는 건 예상했던 부분이야. 중요한 건, 우리가 개인별로 맞춤형 신호를 송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지. 그걸 해결하면 통제가 완벽해질 거야."
최준혁은 고개를 숙이며 자료를 검토했다.
"이미 5G 신호를 이용해 대상자들의 생각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단순한 움직임이나 생각 패턴은 제어 가능했지만, 감정 조절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민석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자료를 바라봤다.
"그건 시간문제야. 지금까지의 성과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가능성을 확인했어. 그림자 정부가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려면 감정과 의지까지 통제할 수 있어야 해. 그게 우리의 최종 목표니까."
최준혁은 깊은숨을 내쉬며 질문했다.
"박사님, 이 연구가 완성되면 인간의 자유 의지는 완전히 사라지는 걸까요?"
"그런 않아. 평소에는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다가 무언가를 결정하려 할 때 그들은 우리의 지시를 받게 되는 거지."
"결국 우리의 통제에 놓이게 되는 건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건 그래. 우리가 필요할 때 인간은 그들의 의식과 행동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거야. 나노봇이 신경계를 장악하고, 5G 신호로 행동을 조종하게 된다면 그들은 더 이상 자신을 지배할 수 없을 거야."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최준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그러면, 다음 단계는 무엇입니까?"
"우리가 개발한 나노봇과 5G 주파수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적용할 준비를 해야 해. 그림자 정부는 이미 여러 나라와 협력해서 실험 대상자를 늘리고 있어. 우리는 기술적인 문제만 해결하면 돼."
"전 세계가 백신을 접종하고 있으니 실험 대상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은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기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좋아, 그럼 속도를 올려. 지금까지는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니, 완성된 기술로 그림자 정부가 원하는 세상을 만드는 건 시간문제야."
"박사님, 각국 정부에 요청한 백신 로트번호별 부작용 데이터가 언제쯤 들어올까요? 그 데이터만 있으면 주파수 설정을 훨씬 더 정교하게 할 수 있을 텐데요."
"곧 도착할 거야. 잠복기가 길기 때문에 각국에서 데이터를 모으는 데 시간이 좀 걸리고 있는 것 같지만, 그게 들어오면 우리는 큰 도약을 할 수 있어. 5G 주파수와 나노봇의 연계가 지금보다 훨씬 정확해질 거야."
최준혁은 모니터에 떠 있는 실험 데이터를 확인하며 말했다.
"로트번호별 부작용 데이터를 통해 개개인의 신경 반응 패턴을 더 잘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 그 정보를 기반으로 우리는 맞춤형 주파수를 송출해 더 세밀하게 신경계를 제어할 수 있겠죠."
"맞아. 지금까지는 모든 대상자에게 동일한 주파수를 적용했지만, 백신 로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부작용을 분석하면, 사람마다 다르게 조정할 수 있는 주파수를 만들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되면, 주파수 하나로 다수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각 개인의 상태에 맞는 주파수를 송출할 수 있게 되는 거지."
"그렇다면, 한 사람 한 사람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겠군요. 주파수가 정확해질수록 그들의 행동은 더 미세하게 조종될 테고요."
"그렇지. 사람마다 신경계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백신 부작용 데이터를 통해 더 세밀한 조정을 할 수 있게 되는 거야. 이게 완성되면, 우리는 단순한 통제를 넘어서, 그들의 생각과 감정까지도 세밀하게 다룰 수 있게 될 거야. 하지만 아직은 먼 미래의 이야기일 뿐이지."
"곧 결과가 도착하겠죠. 정부와 제약사들이 워낙 협조적이니, 우리가 원하는 데이터를 받는 건 시간문제일 겁니다."
"데이터만 들어오면, 우리는 그들의 계획을 한층 더 발전시킬 수 있어. 그림자 정부는 이 기술로 더 큰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거야. 그들이 원하는 완벽한 통제는 바로 이 데이터로부터 시작될 거야."
트리메딕은 치명적인 부작용을 해결하지 못해 임시방편으로 제조번호(Lot Number) 별 성분을 조금씩 다르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것이 신의 한 수로 되돌아왔다. 각국 정부에 백신을 맞고 문제가 생긴 국민들이 신고한 부작용을 제공해 줄 것을 계약서에 명시했고, 각국 정부는 흔쾌히 동의했다. 국민들의 의료정보를 한낱 제약사에 팔아먹는 정부가 존재할까 의문이지만, 대다수의 국가들은 동의했고, 그 부작용들로 인해 인간 지배는 한층 정교하게 이루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