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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민크루 Jul 19. 2020

홍해에서 부자처럼 수영하기

크루즈 승무원의 격리생활 <120일 차>


120일 차 - 7월 13일



(전략)


15절: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어찌하여 내게 부르짖느뇨 이스라엘 자손을 명하여 앞으로 나가게 하고


16절: 지팡이를 들고 손을 바다 위로 내밀어 그것으로 갈라지게 하라 이스라엘 자손이 바다 가운데 육지로 행하리라

(중략)


21: 모세가 바다 위로 손을 내어민대 여호와께서  동풍으로 밤새도록 바닷물을 물러가게 하시니 물이 갈라져 바다가 마른 땅이 된지라


22절: 이스라엘 자손이 바다 가운데 육지로 행하고 물은 그들의 좌우에 벽이 되니


23절: 애굽 사람들과 바로의 말들, 병거들과 그 마병들이 다 그 뒤를 쫓아 바다 가운데로 들어오는지라


24절: 새벽에 여호와께서 불 구름기둥 가운데서 애굽 군대를 보시고 그 군대를 어지럽게 하시며


25절: 그 병거 바퀴를 벗겨서 달리기에 극난하게 하시니 애굽 사람들이 가로되 이스라엘 앞에서 우리가 도망하자 여호와가 그들을 위하여 싸워 애굽 사람들을 치는도다


26절: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네 손을 바다 위로 내어 밀어 물이 애굽 사람들과 그 병거들과 마병들 위에 다시 흐르게 하라 하시니


27절: 모세가 곧 손을 바다 위로 내어 밀매 새벽에 미쳐 바다의 그 세력이 회복된지라 애굽 사람들이 물을 거슬러 도망하나 여호와께서 애굽 사람들을 바다 가운데 엎으시니


28절: 물이 다시 흘러 병거들과 기병들을 덮되 그들의 뒤를 쫓아 바다에 들어간 바로의 군대를 다 덮고 하나도 남기지 아니하였더라


(후략)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 군대에게 쫓길 때

하나님께서 물을 가르는 기적을 보여주신 바다.


갈라진 물은 벽이 되어 마른 땅 위로

이스라엘 백성이 건너가게 하셨고,

쫓아오는 애굽 군대는 물에 잠기게 하신 바다.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되어 있는 본받아 마땅한 지도자,

모세를 믿게 한 바다.


하나님의 기적과 영광을

육의 눈으로까지 경험케 하신 바다.



홍해



퀸 엘리자베스가 홍해를 지나고 있다.



예전에는 성가대며 오케스트라도 했지만

이제는 교회에 간지가 언제인지 기억조차 안나는

모태신앙 불량 신자인 나지만


홍해 하면 떠오르는 것은 모세의 기적이다.


홍해에서 새벽기도라도 하려고 했나

새벽 5시에 일어나서는 눈이 말똥말똥했다.


홍해에 있다는 것 자체로

뭔가 굉장히 들뜨고 신기한 기분이었다.


발코니에서 일출을 바라보며

기도인지 독백인지 명상인지 정의하기는 힘들지만

나름 거룩한 하루의 시작을 맞이했다.


그리고는 마침 이 날따라 오후 출근을 하는 날이라

운동을 하고 수영장으로 향했다.


캡틴이 이날부터 열어준다고 했던

오픈덱 수영장이다.


야호!! 아무도 없었다.



기적까지는 아니지만 이게  횡재란 말인가.


기적의 홍해를 가로지르는

세계 최고 오래된 180년 선사 큐나드의

럭셔리 크루즈선 퀸 엘리자베스에서


내가 크루즈와 수영장을 통째로 전세 낸 마냥

혼자 이 여유를 즐길 수 있다니 말이다.


나름 기적이라 할 수도 있겠다.


집에서 일도 못하고 쉬고만 있었을 수도 있고

바이러스에 걸려 병원에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치기는 해도 월급 받으면서 일도 하고

바이러스는커녕 잘 먹고 잘 자고 건강하기만 하다.


이런 게 기적이지 뭐란 말인가.


나는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세상 제일의 부자처럼 여유를 한껏 만끽하며

홍해에서 수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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