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아름다웠고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빛나고 있었던
어리고 어리고
몹시도 수줍은 많았던 아가야
폭죽처럼
가장 아름답고 화려하게 피어올라
아무런 흔적 없이
떠나버린 너의 어린 날을
통곡한다
나비가 되었다가
강아지가 되었다가
어여쁜 목련화로도 피었다가
아침 이슬로도 찾아왔다가
너를 기억하는 친구의 꿈에서
다시 태어나거라
아가야
딸의 친구의 엄마이자 나의 벗이 아이의 생일날 시를 보내주었다. 눈 뜬 후부터 잠이 들 때까지 왜 아이가 떠나야 했나는 의문과 우리 가족에 대한 걱정으로 기도를 보내 준 벗이다. 우리는 해외살이 동안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함께 봤고 고등학교도 같이 보내며 입시 뒷바라지의 애환을 나눈 동지였다. 그래서 그녀의 충격과 슬픔은 가족의 것과 다르지 않았다. 7개월의 투병기간 동안 나도 아이도 별다른 내색을 안 해서 딸의 부고는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실제로 치료가 필요한 친구와 지인도 있었다. 그렇게 우리 모두는 자살생존자가 되었다.
브런치북 <널 보낼 용기>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 《널 보낼 용기》 출간 후, 완성된 이야기의 흐름을 존중하고자 일부공개로 변경합니다.
이어지는 서사는 책 《널 보낼 용기》에 수록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