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널 보낼 용기>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 《널 보낼 용기》 출간 후, 완성된 이야기의 흐름을 존중하고자 일부공개로 변경합니다.
이어지는 서사는 책 《널 보낼 용기》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던 것은 대개 당신 탓이 아니다. 그것은 그 사람이 오직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일부를 알리지 않은 것이다. 또는 좋지 않다고 느껴지는 인생의 어느 한 부분을 숨기기 위해서 한 일이다."
딸은 전교생이 다 아는 춤 잘 추는 아이였다. 그러나 그 속은 곪을 때로 곪았다는 걸 부모도, 선생님도, 친구들도 알지 못했다. 아이가 우울하다고 말하는 것을 한 번도 듣지 못했다. 대신 무기력하다는 표현을 썼다. 우울증의 증상들을 보였지만 대한민국 입시지옥에서 고등학생이라면 겪는 입시 스트레스인 줄 알았다. 기질적으로 불안감이 높은 아이에게 시험이 주는 압박감은 우울증을 악화시키는 초강력 트리거가 되었다. 대학은 미래의 일인데 그 미래를 준비하느라 오늘의 딸은 죽어가고 있었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학원에서 '잘하고 있다'는 인정을 받고 싶었던 나의 아이는 그렇게 점점 멍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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