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름옥수수 Mar 24. 2022

내가 원하는 사람을 만나는 방법

남편을 만나게 해 준 옥탑방

나는 지금 살고 있는 옥탑방에 혼자 살 때부터 '자취방'이라고 부르기를 꺼려했다.

자취방이라는 단어로 이 집을 표현하기에는 여러모로 아쉽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우리집'이라고 불렀는데, 정말 남편을 만나 함께 살게 된 우리집이 되었다.


옥탑방이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해 줬다

살다 보니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한 거지, 무슨 집이 남편을 만나게 해 줬냐고 물어볼 수 있다.

정말 그냥 살다 보면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가?

내 경우에는 아니었다.

내가 원하는 사람을 만나기란(결혼하고 싶을 만큼 좋은 사람) 하늘의 별 따기였다.


옥탑방에 이사를 오고 나서 몸이 편해졌고 마음이 편해졌다.

옥상에 빨래를 널면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집주인 내외 분들은 갓(god)주인이었고 이웃 간의 갈등도 없었다.

그런 편안함 속에서 비로소 내가 원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포기할 수 없는 3가지만 꼽자면?

외모, 성격, 능력, 집안 등등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중요해서 다 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욕심을 내려놓고 절대 포기할 수 없는 3가지를 꼽아봤더니 의외로 위의 모든 것들이 내겐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사람은 아래와 같은 조건이 희망사항이었다.

첫째, 맑고 밝은 사람

둘째, 따뜻한 사람

셋째,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


밝은데 탁하면 안 되고, 온기가 느껴지는 따뜻한 사람이면 좋겠고, 대화가 잘 통한다면 금상첨화.

놀랍게도 나 자신에 대한 정리가 끝나자 그에 맞는 사람이 나타났다.

지금 남편이  사람이다. 내가 원했던 3가지 조건을 갖춘 사람.



내가 원하는 사람을 만나는 방법

내가 나 자신일 때 비로소 내가 원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내가  자신이 되려면 주변에  좋은 소리를 하는 사람들과는 거리를 두고,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어떤 사람과의 투샷이 가장 나를 나답게 하고 행복하게 할지 상상을 해보면 된다.

나는 옥탑방의 안락함 속에서 그 포근함 속에서 나 자신으로 설 수 있었다.


내가 언제 행복한지 언제 슬픈지 언제 괴로운지

그 점들을 하나하나 잇다 보면

내가 원하는 나도 만날 수 있고 내가 원하는 사람도 만날 수 있다.

세상에서 하는 소리 말고 내 안에서 울리는 소리에 집중해보자.

어느새 옆엔 기적처럼 내가 원하던 사람이 서 있을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