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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앨런 Nov 13. 2015

탄산수 입문

먹든 마시든 맛이 얼마나 중요한가




단식으로 얻은 것 중에 하나는 ‘물 마시는 습관’이다.


많이 마실수록 좋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한 컵은 약이다, 하루에 몇 L는 마셔야 한다는 등 물에 대한 이야기는 살면서 참 많이 들었다. 갈증이 느낄 때는 이미 수분이 많이 부족할 때라는 말도 들은 것 같은데, 생사에는 큰 문제가 없는 듯하다. 운동을 미친 듯이 하던 시절에도 잘 살아남았으니.


어쨌든 내게 물은 목마르면 마시는 것 이상의 무엇은 아니었다. 늘 풍족하기도 했고. 밥 먹을 때는 많이 마시지 않는 편이 좋다고 하던데, 사실 밥 먹을 때를 빼면 굳이 물을 신경 써서, 챙겨 마신 적은 없었다. 단식을 시작하기 전까지.


단식을 시작한 후, ‘굶는 날’에는 자연스럽게 물을 자주 마시게 되었고 ‘먹는 날’까지 그 습관이 이어졌다. 물을 자주, 많이 마시게 된 것이 내게 어떻게 도움이 되고 있는지는 솔직하게 잘 모르겠다만 최소한 생활하면서 갈증을 느끼는 경우는 매우 줄어들었다.


하지만 물은 맛이 없다. 물 마시는 습관을 만들고자 노-력했던 초반에 나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無맛. 이것은 치명적인 단점이다. 먹든 마시든 맛이 얼마나 중요한가. 어머니께서는 어릴 적부터 종종 ‘약으로 생각하고 먹어’라는 말씀을 하셨었는데, 약은 약이고 음식은 맛이 있어야 하지 않은가.


그래서 물이 마시기 싫을 때 커피를 마셨다. 커피는 원래 좋아하기도 했고, 맛이 있으니까. 하지만 일을 하다 보면 싫어도 마셔야 할 경우가 있는 커피를 혼자 있을 때까지 마시다 보면 어떤 날에는 하루 종일 커피를 마시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커피는 무한정 마셔도 될 것 같았는데 언젠가부터 커피를 많이 마신 날에는 밤에 머리가 깨진다.


차는 좋다. 왠지 건강한 느낌 그리고 다양한 맛과 향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여전히 자주 마시지만 차 역시 카페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리하여 찾게 된 완벽한 대안은 탄산수. 처음에는 ‘물에다가 무슨 짓을 한 거야’ 싶었지만, 원래 탄산음료를 좋아하던 나는 금세 탄산수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이제는 여러 박스 구입해서 집에서도 자주 마신다. 탄산수 덕분에 無맛 물도 더 자주, 잘 마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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