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작은 일 24화

태블릿을 찾고, 자신감을 떠올리다

by 권성선

3주 내내 찾았다.
거의 매일, 아니 매일같이.
책장을 살피고, 서랍을 열고, 가방을 뒤지고,
박스에 쌓인 서류 더미를 해집었다.
심지어 냉장고 문까지 열었다.
혹시나. 정말 혹시나.

그 물건은 태블릿이었다.
전 직장에 반납해야 할 중요한 물건.
처음엔 ‘잘 뒀겠지, 곧 나오겠지’ 하고 여유를 부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이 점점 조급해졌다.

포기할까, 그냥 고백할까.
“죄송합니다. 아무리 찾아도 안 나와요…”
그 말을 꺼낼 용기도 없었다.
하루 이틀 지나며 마음속에 작게 진동이 울렸다.
혹시, 진짜 잃어버린 거야?

잃어버린다는 건,
물건이든, 사람이든, 감정이든
생각보다 훨씬 더 두렵고 불안한 일이다.

그러다 오늘 책상 옆 옷걸이 아래에 가려진 작은 간이 책장을 열었고, 그 안에서 조용히 나를 기다리고 있던 태블릿을 발견했다.

‘툭’ 하고 심장이 내려앉았다가,
‘훅’ 하고 다시 뛰기 시작했다.

너무 잘 뒀던 거다.
그래서 오히려 눈에 띄지 않았던 거다.

그 순간, 문득 또 하나의 ‘잃어버린 것’이 떠올랐다.
자신감.
요즘은 그게 잘 보이지 않는다.

예전엔 분명 나에게 있었다.
사람들 앞에서도 거침없이 말했고,
아이디어를 냈고, 글을 썼고, 웃음도 잘 터졌는데.

언제부터였을까.
그 자신감도 어느새 사라졌다.
아니, 어쩌면 나도 모르게 ‘잘 둔다고’ 생각하며 어디엔가 감춰둔 건지도 모른다.

그런데 너무 잘 숨겨둔 나머지,
이젠 나조차도 찾을 수 없게 된.

생각해 보니, 자신감도 태블릿처럼
어딘가 조용히, 먼지 쌓인 채
그 자리에 가만히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태블릿을 찾고 나니, 묘한 안도감이 밀려왔다.
그 작은 물건 하나가 며칠 동안 나를 얼마나 불안하게 만들었는지 돌아보며

나는 문득 웃음이 났다.

태블릿은 찾았다.
이제는 자신감을 찾을 차례다.

다시 내 안을 열어볼 참이다.
서랍도, 마음도, 기억, 어쩌면 그 감정도

조용히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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