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건강한 생활: 일상에 운동을 붙여나간다
실패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운동에 대하여
지속 가능한 운동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일상에 운동이 들어가 있을 때 가능하다
반복되는 실패
건강을 생각하면 누구나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운동입니다. 특히 백수 시절에 운동을 통해 멋진 몸매를 가져보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운동을 통해 원하는 몸을 만드는 사람도, 건강을 성취하는 사람도 극히 드문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실패는 꾸준히 반복됩니다.
이제 우리는 운동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매번 열심히 운동하겠다는 다짐을 반복함에도 그 다짐이 꾸준한 운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도 해봄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우리가 지속적으로 운동하는 데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귀찮음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운동을 한다는 것 자체는 매우 귀찮은 일입니다. 특히 운동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데 갑자기 운동을 한다고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은 환상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현실은 안 쓰던 근육을 사용하게 되면서 다음 날 온갖 부위에서 관절이 덜거덕거리는 소리가 나거나 혹은 근육통으로 제대로 생활하는 것도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서 또다시 운동을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처음엔 운동이 귀찮고 싫은 것이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러니 운동은 하는 것도 귀찮고, 하더라도 큰 재미도 없으며 나중엔 통증까지 수반하는 고통의 종합 선물세트 같은 것이지만 그럼에도 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게 되는 정말 이상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활동입니다. 여기까지 생각을 하고 나니 제 머리에 남은 것은 그저 '어떻게 하면 운동을 하지 않고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약간 특이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앞으로 하는 행동은 운동이 아니다
그냥 심심해서 하는 행동들이
은근히 건강에 도움될 뿐이다
일상에 운동 붙이기
저는 운동이 좋아지기 전까지는 제가 운동을 한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기로 다짐했습니다. 제 식대로 표현하면 '일상에 운동을 은근슬쩍 끼워 넣는다' 정도가 될 것인데요,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에 대해선 지금부터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아침입니다. 아무리 일찍 자고 일어난다고 해도 아침잠이 많은 저에겐 감긴 눈을 뜨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도 계속해서 침대에서 꾸무적대고 있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이제 저는 평소보다 조금 더 활발하게 꼼지락 거리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침대 위에서 꼼지락 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저는 침대에 엎드려 무릎은 대고 팔굽혀펴기를 몇 개쯤 합니다. 여전히 잠이 덜 꺤 상태로 하다 보니 팔에 힘이 들어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힘이 풀려 쓰러지더라도 제 머리 앞에는 방금 전까지 베고 잤던 푹신한 라텍스 베개가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대충대충 팔 굽혀 펴기를 한 50개 정도는 합니다.
이제 팔이 아프고 힘도 안 들어갑니다. 몸을 훽 돌려 다시 침대에 누워버립니다. 그리곤 미용실 잡지에서 읽어본 적 있었던 '할 수 있다! 침대 위 10분 운동법 6가지' 특집 편에서 알려준 동작들을 기억을 떠올려가며 따라 합니다. 두 다리를 들었다 내렸다를 반복하니 배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집니다.
이런 운동들은 간단하지만 근력증진에 효과가 있습니다.
이번엔 자전거 타며 페달을 돌리듯 다리를 굴려보기도 하고, 무릎을 굽힌 뒤 두 손을 가슴에 대고 상반신을 들어보기도 합니다. 아까보다 배에 힘이 들어가는 강도가 다릅니다. 한 20번쯤 합니다. 이제 다리도 아프고 배도 당기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다 귀찮아졌습니다. 시계를 보니 한 10분쯤 지난 듯합니다. 어느새 잠은 깼습니다. 저는 이러한 동작을 운동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그냥 잠을 깨기 위한 꼼지락 거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턱걸이가 아닙니다. 눈에 보이니까 그냥 매달려 본 것뿐입니다.
방을 나서며 문에 달린 턱걸이 봉에 한 번 매달려줍니다. 의외로 튼튼해서 매달린 상태로 몸을 흔들어도 괜찮습니다. 팔에 한 번 힘을 주고 당겨봤지만 몸은 언제나 제자리입니다. 괜찮습니다. 운동한 것은 아니니까요. 그냥 방문을 지나갈 때마다 한 번씩 해주는 장난 같은 것일 뿐입니다.
그리곤 곧장 화장실로 가 샤워를 합니다. 샤워기를 통해 뿜어져 나오는 따뜻한 물을 맞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저는 한 2분은 이렇게 물을 맞고 있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서있으려니 뭔가 심심합니다. 왠지 앉았다가 일어나기라도 하면 덜 심심할 것 같습니다. 벽에 손바닥을 대고 팔굽혀펴기도 조금 해봅니다.
샤워 중에도 가만히 있질 못합니다.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따라 화장실 바닥에 물때가 끼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제 몸이 더러운 건 참아도 화장실의 물때와 곰팡이, 그리고 습기는 참을 수 없습니다. 욕실 청소용 도구를 가져와 깔끔하게 닦아냅니다. 하는 김에 타일 사이도 힘을 주어 닦아줍니다. 훨씬 깨끗해졌습니다. 팔에 힘이 많이 들어갔지만 청소를 했을 뿐 운동은 아닙니다.
오전 일과를 끝내고 점심을 먹고 나니 배도 빵빵하고 잠도 올 것 같습니다. 문득 창문으로 하늘을 봤는데 날씨가 정말 좋습니다. 가을이라 그런지 나뭇잎엔 불이 난 것처럼 단풍색으로 물들어 있었습니다. 갑자기 이 멋진 가을 오후를 즐기지 못하면 왠지 인생에 큰 손해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저는 곧바로 산책을 나섭니다.
가을 하늘 아래 산책하지 않는 분은 인생의 큰 행복을 놓치는 것입니다.
귀에선 음악이 흘러나오고, 발 밑에선 단풍이 밟히는 사박사박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가을의 아름다움을 두 눈에 깊이 새기며 30분 정도 동네 주변을 걸어 다니고 다시 일터, 혹은 집으로 돌아갑니다. 오늘은 꽤 괜찮은 사진도 찍을 수 있었기에 기분이 더 좋습니다. 이런 산책이 무슨 운동이 되겠습니까? 저는 그저 하루 중에서 잠시 낭만을 즐긴 것뿐입니다.
저녁부터 밤까지 다시 일과에 맞춰 하루가 흘러가며, 그 사이사이 저는 방을 지나칠 때마다 턱걸이 봉에 장난 삼아 매달렸으며, 손을 짚기 좋은 벽이 보이면 그냥 팔굽혀펴기를 심심해서 했습니다. 자기 전 샤워할 때 역시 물을 맞으며 앉았다가 일어서거나 괜히 뒤꿈치를 들었다 내렸다 반복합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고 저는 다시 침대로 돌아왔습니다. 그냥 잠을 자려니 뭔가 눈빛이 말똥말똥하니 잠이 올 것 같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또 아침에 했던 것처럼 팔 굽혀 펴기도 하고 다리도 들어 올리고 내리곤 합니다. 아 뭔가 갑자기 피곤합니다. 어느덧 저는 잠이 들었습니다.
계획에서 운동 빼기
위의 이야기는 물론 농담이 섞인 것입니다. 제가 운동한다는 자각도 없이 저런 행동을 한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별 것 아닌 것 같은 저 행동들이 하루, 일주일, 한 달씩 모이기 시작하면 상당히 많은 운동량이 됩니다. 팔 굽혀펴기만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하루를 보내면 하루에 약 100개 이상은 하게 되니까요.
제가 이런 방법을 선택한 이유는 운동을 하기 위해 하루 계획에서 일정 부분을 덜어낸다는 것 자체가 꾸준히 운동하는 것에 실패하는 원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나의 일상 계획에 운동이 들어가 있으면 그때부터 운동은 '해야만 하는 일'이 됩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운동은 지루하고 귀찮고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이런 일을 억지로 계획을 세워한다는 것은 당연히 실패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운동 이외에 다른 일을 하는데 충분히 익숙해지고, 몸에 어느 정도의 근육이 붙어 운동능력이 향상될 때까지는 이처럼 일상에 운동을 조금씩 붙여서 생활하는 방식으로 운동을 해왔습니다.
효과는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우선 운동하는데 특별히 시간을 뺏긴다는 생각이 없어지자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또 지금 제가 하는 운동이 근육에 제대로 자극을 주는지, 자세가 정확한지는 알 수 없지만 중량을 사용하지 않는 맨몸 운동 위주였던지라 부상을 입을 위험도 없었습니다. 그에 비해 꾸준히 하다 보니 근육도 생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방법이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살면서 처음으로 운동이라는 것을 3개월 이상 지속해본 첫 번째 방법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방법을 시작한 지 10개월이 넘는 현재까지도 저는 꾸준히 이렇게 일상에 운동을 붙여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운동을 꾸준히 하며 근육이 생기다 보니 운동 자체에도 관심과 흥미가 생길 수 있게 되었고, 이때 느낀 운동의 즐거움은 이후 제가 달리기와 수영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저를 이끌어주었습니다.
만약 운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지겹고 싫으시다면, 제 방법은 어떨까요? 참고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운동은 침대 위에서 잠을 깨는 꼼지락 거림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