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지속될 수 있도록.

by 김태연


나의 동생은 열심히 공부를 해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공무원이다. 꽤 성실히 살아온 그녀는 해외 봉사활동도 다녀왔다. 그녀는 늘 자신감이 없다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대학교 동아리 활동에서 밴드 활동을 지원할 만큼 마음속으로는 항상 열정이 불타오르는 사람이다. 나는 그녀를 볼 때마다 삶이 지속된다는 건 바로 저런 걸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녀는 내게 잘 연락을 하지 않는다. 아마도 바빠서일 테고, 타지에 오랫동안 혼자 살아왔던 경험들로 인해 연락이 소홀해지기 마련이라, 나는 때때로 그런 그녀에게 섭섭함을 느끼지만, 그건 그녀의 어떤 한 부분에 대한 섭섭함일 뿐, 전부를 지칭하는 건 아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그녀는 먼저 연락을 한 적이 없다. 한결같다.



그녀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사는 걸까. 삶이 지속된다면 그녀처럼 열심히 살아야 하는 걸까. 묻게 된다면 에이 아니라며 웃을게 뻔하지만, 나는 그녀가 얼마나 노력하며 치열하게 살고 있는지 알고 있다. 그만하면 된다고 참 열심히 살아왔다고 말해주고 싶은데, 외향적이지만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나라는 여자는 그런 말을 못 하고, 그래 고생 많이 한다. 너 돈 많이 벌어라. 하고 말해버린다. 입과 마음이 따로 노는 건 한순간이다.


나의 동생. 그러니까 그녀로 지칭하는 건. 내 동생이라는 이름이라는 전제를 깔아놓고 싶지 않았다. 왠지 그러면 나도 모르게 색안경을 낄 테고, 유심히 관찰하기 위해선 제 3자인 그녀로 지칭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삶의 치열함 속에서 그녀는 제 할 일을 묵묵히 해내고 있었고, 나는 늘 그녀가 자랑스러웠다. 우리는 같이 살 땐 원수처럼 서로를 죽어라 할퀴며 싸웠지만, 내가 결혼을 하고 그녀가 해외 봉사활동을 가게 되며 그로써 우리의 동거가 끝났다는 사실을. 한동안은 그녀와 다시 그 열렬했던 싸움 속에서 살 수 없음을. 나는 최근에 와서야 깨달았다. 많이 아쉬웠다. 같이 지낼 때 좀 더 잘해줄걸. 옷도 빌려주고 가방도 빌려주고, 뭐가 그렇게 아까워서 그런 거 하나 못 빌려줬나.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런 사소한 게 켜켜이 쌓여 내게 기대지 못하게 만든 건 아닐지, 나로 인한 섭섭함들이 언니를 향한 연락 부재로 이어 진건 아닐지, 나는 골똘히 생각해본다. 그 어떤 이유로도 아마도 나는 그녀의 진심을 알지는 못하리라.


다만, 나는 응원한다. 삶의 지속점에서 끊임없이 달려가고 있는 그녀를. 그 끝이 어디든 무엇이 되었든 나는 그녀를 끌어안고 참 고생 많이 했노라 말해주는 날이 꼭 오기를 바라며.


keyword
이전 12화일상과 일탈 그 어느 중간지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