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경지명 Oct 04. 2023

가장 도전적이었던 강의_초등학생 대상 감사일기 쓰기

강의, 나눔을 통한 성장의 시작

2023년 1월 첫 강의는 초등학생 대상 감사일기 쓰기였다. 1월 2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서 강의를 할 초등학교로 향했다. 1학년에서 6학년까지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라 긴장이 되었다. 교사들 대상 강의야 워낙 많이 해봐서 크게 떨리거나 하지는 않는데 학생 대상, 그것도 필자가 가르치는 중학생도 아니고 낯선 초등학생들 앞에서 강의를 하려니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었다. 초등학생들 집중력에 맞게 딱 40분 강의로 진행을 했는데 40분 강의 준비하는 데 3시간 이상 걸렸던 것 같다. 예전에 학생들과 했던 활동 자료들도 다시 찾아보고 초등학생이 관심 가질 만한 영상도 찾아가면서 나름 열심히 준비를 했다.      


‘감사로 내 삶을 체인지하다!’를 제목으로 잡고 ‘선생님 소개, 선생님 감사 실천 사례, 학생들 감사 실천 사례’ 세 파트로 나누어 진행을 했다. 선생님 소개 때는 우리 학생들에게 늘 사용하는 최선경 선생님 사용설명서, 즉 진진가 활동을 진행했는데 초등학생들이라 그런지 바로바로 반응을 해줘서 초반 분위기가 좋았다. 필자 소개에 ‘체인지메이커’가 빠질 수가 없으니 잠깐 언급했다. 교사의 성장이 곧 학생의 성장으로 이어짐을 강조하면서 학생들에게 적용했던 사례를 언급하기 이전에 필자가 실생활 속에서 감사를 어떻게 실천했는지를 보여주었다. 긍정 확언을 눈에 보이는데 붙여둔다거나 매일 감사일기를 생활화하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제시했다.


      



‘감사하는 마음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평화를 가져다주는 행위이다. 그것은 벽에다 공을 치는 것처럼 언제나 자신에게 돌아온다. - 이어령’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결국에는 그 말이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 그 말을 내뱉는 사람이 제일 혜택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강조했다. <미라클맵> ‘드림보드 만들기’ 결과물도 공유했다. 필자의 꿈을 시각화해서 눈에 보이는 곳에 두고 자주 보니 실제로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로 학생들도 그렇게 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중학교 학생들에게 적용했던 감사 실천 사례도 나누었다. 마침 2022년 12월 말에 ‘아름다운 선생님 상’을 받게 되어 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2022년 12월 뜻깊은 상을 하나 받았다. 대구에는 동료 교사나 학생, 학부모가 추천하는 '아름다운 선생님'상이 있다. 익명의 학부모님이 필자를 추천해서 상을 받게 되었다. 추천 내용도 어쩌면 그렇게 필자가 한 학급경영 활동 하나하나의 의미를 잘 짚어주셨는지… 1년간의 학급살이를 인정받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이런 학부모님을 만난 필자가 참 복이 많다 싶고, 앞으로 더 겸손하게 더 나누며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선생님상’ 학부모 추천 내용: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중학교 1학년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의 껍질을 벗고 어엿한 청소년으로 변하는 시기인데, 이 시기에 곁에서 어떻게 지도해 주느냐에 따라서 앞으로 남아 있는 중학교 시간과 앞으로 다가올 고등학교 시간의 큰 틀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선경 선생님께서 지도하는 교육의 방향은 학생들에게 목표 의식과 도전정신을 심어주기에 더할 나위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선생님께서 내주시는 <성장일기> 과제는 아이들 스스로가 매일 성찰의 시간을 가지게 합니다. 아울러 그날 배우고 익힌 것에 대한 복습과 더불어 감사일기를 통해 주위에 대한 고마움을 깨닫게 하는데 아주 큰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요즘 학생들은 과거와는 달리 일기를 쓰는 등의 글짓기하는 모습을 좀처럼 보기가 힘든데, 선생님께서는 <자작자작> 사이트를 통해서 학생들에게 글짓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십니다.

다음으로 말씀드릴 것은 선생님께서는 스마트 기기에 적응이 되어 있는 요즘 학생들을 위해서 스마트 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맞춤 수업을 하고 계십니다. 이런 방법은 학생들이 공부에 대한 흥미를 가지고 집중할 수 있게 합니다. 이렇듯 최선경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의 바람직한 성장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계시기에 아름다운 선생님으로 추천합니다.      



<성장일기>에 대한 우리 반 학생들의 생각이 궁금해져 단톡방을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보았다. 학생들 또한 <성장일기>를 통한 하루 성찰과 감사하기 쓰기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보내주었다. 당장은 학생들이 귀찮아할 수 있는 활동들도 교사가 교육적 철학을 가지고 꾸준히 하다 보면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다.      




★ 2022년 학생들이 쓴 감사일기 예시            

        

피곤하지만 잘 일어난 나에게 감사하다.

단어를 외운 나에게 감사하다.

자가 진단을 해주신 엄마에게 감사하다.

성장일기와 복습 노트를 열심히 쓴 나에게 감사하다.

아침에 밥을 해주신 엄마에게 감사하다.

단어 시험을 안 내주신 영어 선생님에게 감사하다.

모르는 것을 질문한 나에게 감사하다.

반장이 우리의 의견을 들어줘서 감사하다.

피구를 할 때 우리 팀이 이겨서 감사하다.

3일 동안 즐겁게 논 덕분에 활기를 다시 찾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옷과 가방을 사주신 엄마에게 감사하다.

명언 덕분에 내가 힘낼 수 있어서 감사하다.




★ 2022년 학생들이 쓴 감사일기를 통한 변화 예시     

               

-감사일기를 쓸 때는 사소하더라도 뭐든지 감사한 것을 떠올리는 게 도움이 되었고, 감사한 것들을 생각해 보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감사일기를 쓰면서 하루를 살아가며 감사하는 일을 느끼는 것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고 감사하다는 말을 하루에 한 번은 해서 좋았다.


-감사일기를 쓰면서 사소한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어 긍정적인 사고로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좀 더 초등학생들 눈높이에 맞게 강의를 준비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중간중간 초성 퀴즈도 넣고 학생들 관심을 끌 장치들을 넣었어야 하는데 그저 평소 어른들 대상으로 강의하듯이 필자의 이야기를 너무 편하게 한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강의를 듣고 나서 교장 선생님이, “중학생들하고 초등학생은 많이 다르지요?” 하시는 말씀을 듣고 아차 싶었다. 아이들이 크게 흥미를 가지지 못했구나 싶어서. 업무를 담당하는 선생님과는 학생들이 쓸 감사일기 형식에 대한 아이디어도 나누고 했는데 새 학기 시작하면서 감사일기 쓰기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다시 한번 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를 하게 된다면 더 잘할 수 있겠지?

이전 08화 나의 강의 루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