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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래하는 짱쌤 Apr 05. 2022

하루의 첫 소통, 아침 등교맞이

하루의 첫 소통, 안녕하세요? 인사하기

 '아침 등교맞이'는 교장 부임 이후 매일 아침 일과이다.

'아침 등교맞이'는 아침 등교 시간에 교문에서 "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안녕? "하면서 눈 맞추며 인사하면서 학교에 등교하는 아이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님들께 새로운 교장이 왔음을 알리고 부임 인사를 하고 싶었다. 

그런 이유로 '아침 등교 맞이‘를 시작하게 되었지만 지금은 아이들과 첫 하루를 여는 첫 소통의 창구가 되었다. 


 교문을 들어오며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의 방법으로 인사를 한다. 

아이들 중 몇 명은 배움터 선생님과 액티브한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한다.

"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안녕? 어서 와" 학생들의 다양한 인사와 행동에 따라 나의 인사의 톤도 아이들 각각에 맞춰 인사를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이톤은 하이톤으로, 꾸벅 인사를 하면 공손히 손을 모아,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면 나도 두 손을 마구 흔들어 대며 아이들처럼 반갑게 인사를 한다. 


어떻게 인사를 주고 받든 지 인사하며 여는 하루가 기분 좋고 좋은 에너지를 주는 것은 확실하다. 

이 긍정적인 기억으로 새 학기를 시작하며 교사들에게도 "우리도 만나면 서로 ‘안녕하세요?’하고 말하며 인사를 하면 어떨까요?" 제안했다. 

부담스럽고 어색한 사람도 있겠지만 직원들과 만날 때마다 ‘안녕하세요’ 하고 먼저 인사를 하니 누구보다도 내가 더 기쁜 것을..


   몇 명의 사교적인 아이들은 ’ 노래하는 짱쌤TV’를 보았다는 달콤한 말로 기분을 더욱 좋게 한다. 아껴두었던 초콜릿을 친절하게 손바닥에 올려주고 부끄러워 서둘러 뛰어가는 아이도 있다. 특별하게 그 아이와 마음을 나눈 것 같아 흐뭇해진다. 같은 시간에 등교하는 친구들이 안 보이면 벌써 왔나? 아니면 무슨 일이 있나? 걱정도 되고 누가 누구하고 형제인지도 알게 되었다. 

     

 부임 인사로 한 달 동안만 하려고 했던 '아침 등교맞이'가 시간이 갈수록 나의 하루를 더 의미 있게 해 주었다. 어떻게 대면으로 800여 명이나 되는 우리 아이들을 매일 만날 수 있겠는가?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학교에 들어오는 아이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그 시간이 즐겁고 행복했다. 등교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아이들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지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좋은 교장을 꿈꾸게 한다.        




   어느 책에서 ’ 인사를 먼저 하는 사람이 승자‘라고 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누군가 만나면 먼저 인사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짧은 순간에 인사를 할까 말까 망설이게 된다. 신기한 것은 먼저 인사를 하면 상대방도 거의 인사를 같이 한다는 것이다. 

인사를 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마음을 여는 행동이다. 먼저 하는 것은 용기와 훈련이 필요한 것 같다. 

그런 이유로 '인사를 먼저 하는 사람을 승자 '라고 하지 않았을까?   


 처음에 교문 앞에서 인사하는 것이 어색했던 나와 아이들도 이제는 망설임 없이 서로 인사를 한다. 새로운 습관을 온몸으로 익히는데 보통 3주, 21일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어느 날, 남편이 업로드된 유튜브를 보며 "짱 쌤은 인사를 열심히 하시네요!!" 한 무심한 말에 영상을 다시 보니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안녕하세요? 하며 열심히 인사를 하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인사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나 보다.  

    

  아침 등교맞이를 하면서 교문 밖에서 보이는 것들이 있다. 

등교 수업과 원격수업이 번갈아 진행되면서 갑작스러운 원격수업을 위해 가방에 교과서를 가득 넣은 무거운 가방과 신발주머니를 목에 걸고 손에는 미처 넣지 못한 교과서를 한 손에 들고 학교 밖으로 나가는 아이들을 배웅하며 착잡하였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교사들과 협의하여 아이들의 무거운 가방을 가볍게 해 줄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보았다. 실내화를 잊고 오는 아이들을 위해서 학급에 여분의 실내화도 구입해 놓았다.


 유치원에 보내는 학부모의 마음을 헤아려 교문부터 교실까지 도우미 선생님들과 함께 원아들의 등교를 도와주고 있다. 우리 학교의 마스코트 만 4세 유치원 민호(가명)가 누나의 손을 잡고 해맑은 모습으로 교문을 당당하게 들어서면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모두 어쩔 줄 모른다.     

 



 차도와 바로 연결된 교문 앞 인도는 좁고 협소하다.

 등교 시간 대에는 교문과 불과 몇 미터도 안 되는 횡단보도를 한꺼번에 몰리는 학생들과 배웅하는 학부모들이 섞여 매우 혼잡하다. 또한 학교 앞 도로가 외곽으로 진입하는 길목이어서 대형 트럭들이 많고 꼬리를 물고 진입하여 보기에도 위협적이다. 경찰서와 지자체에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여러 제안들을 한 결과 대각선 횡단보도, 과속 방지 카메라를 추가 설치하였다. 


 교문 앞 위험한 상황이 늘 신경이 쓰인다. 횡단보도에는 실버 도우미, 녹색 학부모회가 등교 시간의 혼잡한 상황을 도와주고 있어 그분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교감선생님이 녹색 학부모회를 맞이하며 끝날 때는 피로회복제 한 병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지만 늘 역부족이다. 


 교문 앞에서 학부모님들을 만나게 되는데 학교를 위한 좋은 의견을 주기도 한다.

 '아침 등교맞이'가 자연스럽게 학부모와의 소통의 창구가 되었다. 교문 앞에서 만나는 학부모님들의 모습을 보고 느낀 점이나 자녀교육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노래하는 짱쌤TV’ 를 통해 제공하기도 한다. 


오늘도 아침 등교맞이를 통해 한껏 에너지를 받고 활기찬 하루를 시작한다. 

 나의 선택과 결정 앞에는 항상 이 아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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