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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by 선희 마리아

아버지가

이사를 하셨습니다

같이 살던

아파트에서

하늘 집으로

아버지가

이사를 하셨습니다

함께 살던

가족을 떠나

홀로


아버지가

이사를 하셨습니다

이 세상 것 남겨 두고

영혼만

아버지가

이사를 하셨습니다

나그네 길 마치고

본향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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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돌아가신 지 10년.
못 견디게 그립거나 보고 싶거나 한 세월은 아니었다.

아버지 생전에
효녀도 아니었고 살갑지도 않았었다.

그렇지만
마음 한 켠은 항상 비어 있었고

구멍 뚫린 창호지처럼
스산한 바람이 드나들었다.

모든 이별이
슬프거나 아쉽거나 가슴 아픈 것은 아니지만

진짜 이별은


이 세상에서

아무리 찾아도


만날 수 없고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사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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