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하지만, 자존감을 채워주는 존재
사실 나는 커피를 마시면 속도 쓰리고 잠도 못 자는 일명 '커쓰'이다.
그런데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식사 후 동료들과 수다 타임에 커피가 빠지지 않고,
또 힘겨운 직장 생활의 오후 시간을 보내려면 커피 한 잔이 그렇게 도움이 될 수가 없다.
특히나 요즘은 예쁜 카페들이 많아서 일부러 이런 곳들을 찾아가 데이트도 하고 기분 전환도 하는 시대이니, 더더욱 커피를 마셔야 할 이유가 많다.
이처럼 커피를 마셔야 할 핑곗거리는 많지만,
사실 많이 마시면 하루 한 잔, 혹은 일주일에 2~3번 커피를 마시게 된 건 1~2년 전부터이다.
10여 년 전, 직장 생활 초반에는 커피 값도 아깝고, 또 마셔봤자 속만 쓰리고 잠도 못 자니
'난 커피 못 마시는 사람'이라며 차 종류를 마셨다.
그런데 왜 1~2년 전부터 이렇게 자주 커피를 마시게 됐느냐?
생각해 보니 자존감 때문인 것 같다.
나는 자존감이 매우 낮은 사람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자신감도 부족하고 내면의 나를 들여다보는 것이 아닌,
외부의 타인에 집중하며 그들과 비교하면서 나를 스스로 깎아내리곤 했다.
그런 와중에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왜 이렇게 멋져 보이는 건가?
사실 커피가 예전처럼 소수의 사람들만 즐기는 고급 음료도 아닌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커피 향과 분위기를 즐기며 여유롭게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선망의 대상까지 돼버릴 정도로,
그들을 멋있게 바라보았다.
나도 저렇게 커피를 잘 마시면 얼마나 좋을까?
나도 저렇게 분위기 있는 곳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다면 그들처럼 멋져 보일까?
등등, 사춘기 소녀도 아니고 타인의 외면을 부러워하는 미성숙함이 내 안에 있었다.
특히, 스타벅스의 경우, 많이 보편화됐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국내 커피 시장에서는 업계 1위에다
커피 퀄리티나 매장 서비스로 보나 많은 이들이 찾고 가격 면에서도 여전히 저가 커피와는 차별화를 두며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않는가? (순전히 개인적으로 스타벅스에 부여한 이미지임)
그래서 그런지 다른 카페도 그렇지만 나는 스타벅스에 가면 자신감이 더 올라가는 느낌이다.
특히, 자신감과 자존감이 더 올라가는 느낌을 받으려면
1. 어플로 주문하기
2. 텀블러로 주문하기
3. 블론드 플랫 화이트 주문하기
이 세 가지를 적용해 주문한 다음 완성된 음료를 텀블러에 받아 나오면
내가 부러워했던 그들처럼 된 마냥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우선
1. 어플로 주문하기는
대면으로 주문할 때 스텝의 여러 질문에 버벅거려서 안 그래도 낮은 자존감 더 떨어질 염려가 없고,
2. 텀블러로 주문하기는
400원 가격 할인에다가 뭔가 환경도 생각한다는 고상한 이미지도 주고,
3. 블론드 플랫 화이트는
맛이 좋기도 하지만,
라떼나 아메리카노보다는 많이 찾지 않는 음료니까, (라떼, 아메리카노 좋아하시는 분들의 취향 존중합니다)
'아 이 사람은 자기만의 커피 취향이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이미지를 주는 것 같아서이다.
물론, 이렇게 마시고 나면 속은 쓰릴대로 쓰리고 잠은 못 자는 엄청난 여파가 몰려오겠지만,
그래도 자신감과 자존감은 확실히 올라간다.
쓰린 속과 불면증의 대가로 얻은 자존감이랄까? ^^
그리고 또한 초반에 언급한 아까운 커피값의 경우도 해결 방법이 있는데,
이벤트로 받은 쿠폰, 할인 적용되는 카드 등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다 써서
저렴하게 혹은 무료로 마시는 방법도 많다!
그러니 속 좀 쓰리고, 잠은 좀 못 자더라도
기분이 꿀꿀하고 자존감은 떨어질 대로 떨어진 날이면
할인쿠폰과 할인 적용되는 카드를 챙겨 스타벅스를 향하게 된다.
딱히 커피가 당기진 않더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