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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데 쓰는 돈이 아깝다

미니멀한 학습법

나는 남편과 아이들이 출근한 오전시간을 활용해 틈틈이 프리랜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살림과 아들 둘 육아와 교육을 전담하느라 나만의 시간을 만드는 데 제약이 있다. 그리고 나는 잠이 많다. 하루 8시간 수면을 못 채우면 하루가 힘들다. 이러한 이유로 욕심부리지 않고 조금 여유롭게 공부하기를 선택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과 복합적인 상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공부만큼은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공부에 부담을 덜어냈을 때, 공부가 더 잘 되었던 것 같다. 최근까지 공부한 공인중개사뿐만 아니라 한국사, 영어, 중국어, 수학 등 개인적인 공부와 수업준비에 필요한 학습까지. 늘 조금씩 무언가 공부하며 살고 있다. 도 모르게 공부에도 미니멀리즘을 적용했다. 부담을 줄이고 집중력을 높였다. 공부에 점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구입한 것은 부담스럽다

독서를 위한 책이든 시험공부 교재든 나는 새 책을 잘 사지 않는다. 출판업에 도움이 1도 안 되는 중이다. 나는 책이 부담스럽다. 책장도 부담스럽고, 책에 쌓이는 먼지도 부담스럽다. 책이 짐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미니멀 라이프를 도전하기 훨씬 전부터 집에 책은 두지 않았다.


대부분 도서관을 이용하고 필요하면 중고거래 또는 알라딘서점에서 구입한다. 도서관은 책을 언제든지 반복해서 빌릴 수 있고, 필요할 때 반납할 수 있어서 좋다. 내가 필요 없을 때 '반납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중고로 산 책은 되팔거나 쓸모를 다해 재활용으로 버려도 아깝지 않아서 좋다. 필요 없으면 언제든지 비울 수 있냐 없냐가 중요했다. 누군가는 궁상이라고 했다. 공부에 투자 좀 하라고. 하지만 난 돈을 쓰면서 스트레스받는 게 싫을 뿐이다.



돈을 쓸수록 비효율적인 이유

공부를 위해 돈을 쓰면 이상하게 비효율적인 사람이 되었다. 비싼 교재와 강의를 구매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으면, 시작하기도 전에 겁이 다. 시작을 미루며 '완벽한 타이밍'을 찾는다. 돈 주고 하는 공부는 값어치만큼 제대로 잘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렇게 하염없이 시간을 흘려보낸다. 결국 그렇게 미루고 미루다 시작도 하지 못다.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변화가 필요했다. 내 상황에 맞도록 가볍게 시작하는 걸 추구하게 되었다. 내가 읽었던 수많은 자기 개발서들은 말한다. 완벽한 타이밍은 없다. 지금 당장 시작하라고. Just do it!


큰맘 먹고 구입한 책은 너무나 조심스러웠다. 부지런히 읽어야 할 것 같고 반복 학습으로 본전을 뽑아야 할 것 같다. 숙제 같고 빚 같았다. 완벽한 타이밍을 찾아 미루다가 썩히고, 결국 제 가치를 다 못 하고 버리긴 아까운 애물단지가 되었다. 유료 강의나 교재를 구입했다면 나와 맞지 않아도, 하기 싫어도 '결제'라는 족쇄에 발목이 잡히는 기분이 든다. 때론 이 족쇄가 반드시 실행할 수밖에 없는 장치가 되기도 하지만 나에겐 너무 부담스럽다.  


그래서 나는 무료인강을 보고 직접 만든 교재로 공부한다. 내가 정리한 필기 노트는 내게 가장 알맞은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어떤 고가의 교재보다도 나에게만 '한정적으로' 매우 효과적이다. 그리고 공짜다. 필요한 책은 도서관을 이용하거나 중고거래를 활용경제적 부담을 줄여준다. 이는 공부를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기회비용을 줄이고 부담 없이 선택할 기회를 가지면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마음의 여유는 학습에 부담을 줄이고 온전하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미니멀하게

공부할 때, 학습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으면 진짜 부담스럽다. 이걸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걱정부터 한다. 고르다가 시작을 못 한다. 선택지가 많으면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집중력이 떨어진다.


공부할 때 교재 대신 내 스타일로 필기하고 요약한 노트를 만든다. 내용이 많으면 공부하기가 싫었다. 요약정리는 나의 공부법에서 아주 중요하다. 내용을 줄이고 축소해서 한눈에 보이게 정리하는 것은 시각화에도 도움이 된다. 나는 스스로 터득하고 이해한 것을 내 방식대로 정리하며 학습해야 더 집중이 잘 되었다. 그렇게 내가 만든 노트는 나만의 교재가 되었다. 쓰는 과정을 통해 나는 단순히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을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었다.





나는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자기 주도적 학습을 좋아한다. 남이 시켜서 하는 건 거부감이 느껴진다. 부도 미니멀하게 해 보자. 필요한 것만 남기고 필요 없는 것은 비운다. 그리고 갖고 있는 것에 집중하고 잘 활용해 보자. 공부에도 여유가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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