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까 백사장에서 먹고 왔지만 혼날까 봐 말도 못 하고 언니를 졸졸 따라 부엌으로 갔다.
언니는 훌쩍거리더니 이내 아빠가 드시는 국사발에 녹아서 물이 된 아이스케키를 쏟았다.
앙상하게 남은 막대기는 휙 집어던지더니
한 개도 아닌 두 개의 아이스케키를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했다.
눈물이 범벅된 얼굴이 이내 화색이 돌고
내게 국사발을 건넸다.
이미 거의 다 마셔 버리고 그릇의 밑바닥이 보이는데 뭘 먹으라는 건지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냘이후로는 아빠는 더 이상 아이스케키 심부름을 시키지 않으셨고 직접 사가지고 오셔서
언니가 국사발에 녹은 아이스케키를 부어 들이키는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분주했던 하루 일과를 마치며 어둠이 내리는 도심의 조용한
벤치에 앉아 달콤한 아이스크림으로 피로를 녹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누군가가 곁에 함께 한다면 더더욱 좋지 아니한가! 형형색색 그 빛깔도 다르고 맛도 다양한 아이스크림을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내 어머니는 그 시절의 CM송 때문인지 오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