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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웅진 Aug 17. 2024

기업가인가 중매의 달인인가

Tour.com & Couple.net 

즐기면서 나스닥으로 가는 길

1142일 차 2024년 8월 16일


기업가인가 중매의 달인인가


꿈에서도 만남을 주선했다.

매칭이 굉장히 어려운 선남선녀다.

잠에서 깨자마자 여성의 어머니에게 톡을 보내고, 남성의 아버지에도 톡을 했다.

어제 연결한 커플인데, 조마조마하다.

첫 만남을 겨우 성사시켰다.

이제부터가 특히 중요하다.

꿈에서 내내 이분들과 대화했고, 종일 양측과 30차례 이상 톡을 주고받았다.


한숨 돌리며 스스로를 돌아본다.

유능한 CEO는 못 됐지만 중매 달인의 경지에는 이른 듯하다.

인간세상 거의 모든 유형의 남녀 간 만남을 지켜봐 왔다.

서로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 깊이 이해하고 있다.


그래도 쉽지 않은 게 중매다. 

사람은 배우자감을 찾을 때 가장 이기적이 된다.

극한의 이기심이 대놓고 서로 충돌한다.


커플매니저 지망생 중에는 낭만적인 이들이 많다.

학창 시절 소개팅 알선쯤으로 여기는 경우들이다.

그러나 결혼을 전제로 하는 매칭은 이성친구를 소개해주는 것과 다른 차원이다.

실력파 커플매니저가 흔치 않을 수밖에 없다.

잘하든 서투르든 나는 어쨌든 내내 현 커플매니저진과 소통하고 조언하고 설득해야 한다.


전산팀 문제로 고민한 하루다.

직업관과 직장관이 투철한 IT인력이 많지 않다.


소비자원에서 온 답변문건을 놓고도 스태프와 의논하며 고심했다.


순간순간 하나하나 정확한 판단과 관리가 요구된다.

소수인원으로 진군하고 있는

지휘관의 일상이다.

사서 하는 고생, 안 하면 그만이다.

매일 고군분투해야 하는 사각의 링에 오르지 않으면 된다.

녹아웃이 된 채 내려오면서도 링을 외면할 생각은 없다.

골치 아픈 현장을 떠날 생각이 없다.


카페 커플닷넷 테라스의 선풍기 바람이 시원하다.

곁에 두고 만끽하는 행복이다.

폭염의 전장에서 땀을 쏟으며 격전을 치른 자 만이 누릴 수 있는 한 줄기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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