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중 베를린 06화

익숙해지면 - 베를린 6

감초젤리같은

독일에는 하리보가 있다.
세계 최초로 귀여운 곰 모양 젤리를 만든 회사다.
배가 고프거나 허기질 때 젤리 하나씩 꺼내 먹으면
달달한 당도 채우고, 마음의 허기도 달랠 수 있다.


그런데 사진 속 검정 젤리,
이건 독일 사람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린다.
이름하여 락리츠(Lakritz), 감초젤리다.
바이오 마켓의 간식 코너에 가면
다양한 모양의 감초젤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감초’라는 이름만 보면 왠지 몸에 좋을 것 같지만

어디까지나 젤리다.
처음 맛을 보면 치약 맛 같기도 하고,

심지어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나 역시 처음엔 도저히 삼킬 수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낯설고 거부감만 들던 맛이
이젠 제법 맛있게 느껴진다.
특히 여러 젤리가 섞여 있는 봉지에서는
이 검정 젤리가 꼭 필요하다.
달달 젤리를 계속 먹다가
감초젤리 하나를 먹어주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
입안의 단맛을 닦아내고
다시 새로운 단맛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가만 보면 우리 삶도 이 감초젤리와 닮았다.
처음엔 받아들이기 어려운 순간도 있고,

견디기 힘든 일도 많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익숙해지고 나면
그 쓴맛 속에서도 의미를 찾게 된다.
때로는 그 순간이, 인생의 단맛을 더 선명하게 만들어 준다.


쓴맛을 알아야 달콤함의 진짜 맛을 알 수 있는 것처럼,
우리도 삶의 감초젤리를 삼키며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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