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처음 연애할 때도 아니 적어도 나는 결혼할만한 상대와 진지한 연애를 하고 소개를 받고 싶었다.
이런저런 사람을 만나봐야 한다는 가치관과 반대되는 신념을 가진 사람이라,
(만약 왜 반박하는지 물어본다면 그 사람 잡고 밤새서 반박할 수 있음)
굳이 이런저런 사람 만나며 나의 시간과 돈 에너지를 뺏기고 싶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남편도 마찬가지더라.
아무튼 그렇게 해서 기적같이(?) 소개받고 만나서, 우리는 연애 초반부터 계속 결혼 이야기를 하며 결혼에 관심을 가졌다.
오빠 근데 좀 있으면 나 자취하는 집 전세기한이 끝나가는데 어차피 새로운 자취를 할바에, 신혼집으로 바로 구하는 게 낫지 않아? “
우리는 머지않은 때에 결혼을 할 것 ’ 같은데 ‘ 또 자취방을 구해서 2년을 계약하자니 시기가 늦어지고 애매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결혼식 준비할 시간도 없이, 결혼식도 채 올리기 전에 신혼집을 먼저 구했다.
사실 남편은 좀 더 준비가 된 상태에서 결혼의 과정을 거치고 싶어 해 생각보다 조금은 빠르게 진행되는 이 절차에 조금은 고민했지만 그래도 킵 고잉 했다.
그런데 우리는 ’ 요즘 MZ‘처럼 먼저 동거해 보고 결혼을 결정한다느니의 그런 신념도 없을뿐더러, 개인적인 종교적 가치관에 의해서도 아무런 결혼서약도 없이 먼저 들어가서 같이 사는 게 영 마음에 걸렸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이런저런 고민을 한 끝에 나의 자취집 전세기한 만료 덕분에 ’ 추상적‘으로만 그리던 결혼을 반강제적으로 구체화시켰다.
빠르게 양가부모님의 상견례를 진행하고, 딱 남편네 식구들과 우리 식구들(어차피 외동이라 부모님밖에 없지만)만
모여서 결혼예배를 드렸다.
물론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친하게 지내던 목사님 사모님께서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목사님의 교회에서 진짜 결혼식처럼 결혼예배를 드렸다.
참고로 남편은 혼인서약하고 양가부모님 인사하는 데에 꺼이꺼이 오열했다.
팔려가니..?
그렇게 해서 우리는 혼인신고를 통해 법적인 부부가 됐고
사랑하는 가족 앞에서도 인증을(?) 받았다.
지금 와서 보면 흔치 않은 이 특별한 경험들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느껴볼 수 있었고 더 큰 축복을 받으며 결혼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지인과 친지들’ 앞에서 하는 결혼식에서는 떨지 않고, 남편도 울지 않고 재미있게 마무리했다.
그래서 우리 결혼기념일 언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