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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아바 Oct 04. 2024

Guava HR 입문기 6

선제적 채용 PJT의 시작 with Philip 조

러시아 LAKHTA 프로젝트를 위해 우리는 인재 풀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링크드인, Glasswindow, Indeed 등의 글로벌 채널로는 한계가 있었고, 구글 검색으로 찾은 러시아 현지 소싱 채널들도 신뢰도가 떨어졌죠.

이때 도움을 준 건 러시아 모스크바 법인의 담당자와 폴란드 GML 때 만났던 통역사분이었습니다. 그들 덕분에 많은 이력서를 확보할 수 있었고, 이는 가뭄 속 단비 같은 존재였죠.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초고층 건물이 거의 없는 도시라 건설 경험자를 찾기가 특히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낮에는 면접을 보고, 밤에는 계속해서 인재를 찾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5편에 이어서 Philip 조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술 권하는 사회 & 술 권하던 회사


2014년, 건설회사의 술 문화는 강압적이었습니다. 삼성물산 건설 사업부 인사팀에서는 이를 개선하고자 "119" 캠페인을 진행했죠. 1가지 주종으로, 1차만, 밤 9시까지만.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캠페인을 주도하던 인사팀 사람들은 다른 부서를 9시 이후에 귀가시키고 나서 자신들끼리 술자리를 가졌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구아바도 술을 아니 술자리를 참 좋아했었습니다.


당시 건설사의 술 문화는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신임 소장으로 선발되면 축하하는 자리에서 주량과 상관없이 소주 한 병을 원샷해야 했죠. 한 번은 소주 2-3잔이 한계인 신임 소장님이 소감 발표 후 소주 한 병을 원샷하고 바로 택시에 실려 집으로 돌아가신 적도 있었습니다.




Philip 조의 특별한 회식


이런 분위기 속에서 Philip 조는 정말 술을 한 잔도 못 마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와 함께 있던 기간 동안에 어떤 술자리도 빠지지 않고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조언을 해주셨죠.


그의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부르즈 칼리파(현 부르즈 할리파)의 상량식 자리에서 현장소장님이 술을 권했을 때의 일입니다. 절대 못 마신다고 거절을 하시다가, 그래도 이 좋은 날에 한잔은 마시라는 주변의 권유에 못 이겨 한 잔을 마시고 바로 병원에 실려 가셨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는 아무도 그에게 술을 권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러시아 출장의 추억


2014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이어진 4~5개월의 러시아 출장 동안, 일은 너무나 힘들었지만 Philip 조의 배려 덕분에 업무 외 시간은 전혀 스트레스받지 않았습니다. 주말에는 각자의 시간을 존중해 주셨고, 가끔 한식을 직점 만들어서 해주시기도 했죠. 요리 솜씨는 정말 흑백요리사의 백수저 급이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어느 주말 저녁 숙소에 초대받아 갔을 때입니다. Philip 조께서 푹 삶은 고기 수육과 김치 대용 음식을 준비해 주셨어요. 제 휴식을 방해할까 봐 먼저 연락도 안 하셨던 것 같아요. 김치 대용이 무엇이었냐고요? 언제 구매를 하셨는지, 무를 사서 피클처럼 담가놓으셨던 거죠. 러시아에서는 김치가 귀했거든요.




인재 찾기의 고군분투


러시아 LAKHTA 프로젝트를 위해 우리는 Key 인재 풀을 최대한 확보해야 했습니다. 링크드인, Indeed,    Glasswindow  등의 글로벌 채널로는 한계가 있었고, 구글 검색으로 찾은 러시아 현지 소싱 채널들도 신뢰도가 떨어졌죠.


이때 도움을 준 건 러시아 모스크바 법인의 담당자와 폴란드 GML 때 만났던 통역사분이었습니다. 그들 덕분에 많은 이력서를 확보할 수 있었고, 이는 가뭄 속 단비 같은 존재였죠.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초고층 건물이 거의 없는 도시라 건설 경험자를 찾기가 특히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낮에는 면접을 보고, 밤에는 계속해서 인재를 찾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주꾸미 초무침

                     

Philip 조와의 시간은 제 HR 입문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의 배려와 전문성, 그리고 함께 고군분투했던 순간들이 저를 성장시켰습니다. 지금도 가끔 만나 옛 추억을 나누곤 하는데, 그때마다 주꾸미 초무침이 생각나네요. 항상 퇴근길에 출장자들의 장부가 있는 한식 식당에서 둘이 가장 좋아하던 메뉴입니다.


퇴사를 하고 나서도 한국에 오실 때마다 저를 찾아주셨습니다. 종로에 있을 때도, 신용산에 있을 때도.. 현재 프리랜서로 있을 때도 근처로 찾아와 주시고 항상 선물을 주시고 가셨습니다. 이번에도 히말라야 간에 좋은 약 포함 여러 가지를 주고 가셨네요. 언젠가는 제가 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이야기는 제 HR 입문기의 한 장면에 불과합니다. 앞으로도 진솔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가겠습니다. 그럼 이것으로 러시아 출장기는 마치겠습니다.


- Total HR / 사파 감성 HR 구아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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