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일상에서, 공부와 연구와 업무를 하고, 나이 생각해서 운동도 조금 한 후에, 그래도 남는 시간과 에너지가 없지 않습니다. 그런 거 없을 만큼 열중하는 때도 있겠으나 그리고 꿈속에서 물리 문제 풀고 있을 때도 없지 않으나, 24시간 365일 그렇게 살면 그냥 죽을 테니 조절을 해가며 삽니다. 남은 자투리 시간을 채우는 것이 소위 취미 생활일 터인데, 원래 노는데 전혀 소질이 없는 작가 같은 사람도 무언가는 하게 됩니다. 책이기도 하고, 영화이기도 하며, 음악이기도 합니다. 아주 가끔 여행이라는 것을 하지만, 그 역시, 움직이고 먹고 쉬는 시간을 제외하고 보면, 결국 이런 것으로 채워지더군요.
이 모든 것들 중에 작가를 가장 편안하게 해주는 것은 물론 음악입니다. 가만히 눈감고 앉아 있으면, 내 귀를 가득 채우는 울림과, 간혹 그 안에서 느껴지는 가슴 속 깊은 떨림은 나의 아무런 노력 없이 완전 공짜로 얻은, 안식이고 휴식이며 동시에 위안입니다.
한 동안 이론 물리 전공 대학원생들을 위한 여름학교를 운영하던 때가 있었는데, 2010년부터 몇 년 간,대관령에 있는 알펜시아리조트에 자리를 잡았었다. 이 곳은 잘 알려진 대로 2010년 겨울 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다고 생각한 누군가에 의하여 계획된 시설이다. 이 여름학교가 처음 이 곳으로 갔을 때는 겨울 올림픽 유치가 계속 실패하던 때인 데다가, 강원도가 이 시설을 짓느라 어마어마한 적자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리조트 역시 막 경영을 시작하던 때라서, 지금은 상상할 수 도 없는 저렴한 가격에 방들을 빌릴 수 있었다. 덕분에 한 동안 매우 쾌적한 환경에서 여름학교를 열 수 있었다.
굳이 이렇게 멀리 가서 여름학교를 여는 것은 학생들의 주의를 집중시키는데 그 주된 목적이 있는데, 이를 위해서도 상당히 좋은 환경이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시외버스 타고 왔을 학생들이 걸어가서 놀 수 있는 곳은 리조트 단지 내에 있는 맥주집 딱 하나인데, 워낙 좁은 동네이다 보니 교수들 눈치 보느라, 다 큰 대학원생들 임에도 불구하고, 그 조차도 안 갔다는 후문이다. 지금은, 짧은 계절학교로는 채울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다는 생각에 조금 다른 방식을 고민하느라 이 여름학교는 중단한 상태이다.
그런데, 첫 해 도착하고서야 알게 된 것이 그해 여름학교가 열리던 같은 주간을 전후로 대관령 음악제라는 것이 역시 같은 곳에서 열린다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리조트에 콘서트 홀과 음악텐트도 이미 만들어져 있었고, 실은 담당 공무원들이 아예 Aspen 음악제에 날아가서 그곳을 통째로 벤치마킹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리조트 한가운데 있는 춤추는 분수에, 뜬금없는 아스펜 나무에..... 여러 가지로 젊은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곳이었다. 사실, 한동안 Aspen Physics Center에 거의 매년 여름 2-3주씩 지내던 터라, 그리고 거의 갈 때마다 그곳에서 열리는 여름 음악제를 보아온 터라, 반갑고 호기심이 일어 강의가 끝난 저녁 시간에 콘서트를 찾았었다.
Aspen Music Tent. 매년 7월 이곳에서 음악제가 열린다. 알펜시아의 Music Tent의 경우 규모는 훨씬 작지만, 음향에는 매우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큰 도시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의 이런 음악제의 큰 장점은, 최소한 나처럼 준비성 없는 사람에게는, 거의 항상 당일 현장 판매하는 입장권들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관령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연주자들의 경우도 예외가 아닌데, 장소가 워낙 대도시에서 멀리 있다 보니 입장권을 샀어도, 혹은 홍보를 위해 입장권을 선물 받은 기자나 유명인사 등이, 이런저런 이유로 실제로 못 오는 경우가 많다는 게다. 공연 2시간 전에 콘서트홀 앞 부스에 가보면 거의 예외 없이 좋은 자리가 나와 있다.
이 시기에 발견한 여러 연주자 중, 내게 가장 오래 남은 인물이 Clara Jumi Kang이라는 독일에서 자란 바이올리니스트이다. 지금 겨우 31살이라니, 당시엔 20대 초중반이었겠다. 이렇게 들어간 한 연주회에서, 당당하고 키 큰 처자가 나와서 독주를 시작하는데, 첫인상은 대담, 그 자체였다.
예쁘고 아름다운 선율이기보다는 "나 오늘 놀러 나왔어요"하는 듯 거침없는 스타일이었다. 나중에 Modern Solo라는 이름으로 발매된 독주 앨범의 레퍼토리 중 하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최근 그의 비발디 사계 연주를 youtube에서 찾아들어본 적이 있다. "겨울"을 듣고, 주로 듣던 Cho Liang Lin과 세종 Soloist의, 저평가되어 있으나 매우 훌륭한 음반과 비교해 보니, 당시 내가 느꼈던 그 대담함이 새삼스레 다가온다.
아래 투덜거리듯, 음반이 많지 않아 연주회를 찾아다녀야 하겠으나, 나의 실상은 또다시 youtube 동영상 신세이다. 차근차근 찾아보면 꽤 많은 연주를 찾을 수 있다. 참고로, 동영상 아래 댓글 들에는 유독 미모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가볍게 무시하자. 비발디 사계 이외에도, 러시아에서의 공연인 세종 솔로이스트와의 피아졸라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가 매우 멋지고, 그리고 아래 이야기할 손열음이 반주해준 소나타들이 발군인데, 특히 슈베르트 판타지 D934가 그러하다.
콘체르토들의 경우, 실내악들에서 보여주는 자유분방함 보다는 성숙한 예술가의 느낌이 더 강하다.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시벨리우스 D 단조는, 평소에 듣던 Ida Haendel이나 Cho Liang Lin의 연주들 보다 훨씬 여성적이고 정제된 느낌이다. 상대적으로 큰 규모인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이어서 일까? 청중과 오케스트라를 압도하려는 스타일은 전혀 아닌데, 그래서 호, 불호는 갈릴 수 있겠지만 매우 깔끔한 연주임에는 틀림없다. 독일 라디오 방송을 올린 것으로 추측되는, 생상스의 introduction, rondo and capriccioso도 찾아보자.
지금은 인터넷에서 그 내용이 잘 보이지 않지만, 그의 인생 역정이 벌써 만만치 않다. 독일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대단한 천재성을 보였던 어린 시절, 10대 초에 부러진 왼손 손가락, 절치부심하고 한예종으로 "역유학"을 온 이야기, 그리고 재기, 젊디 젊은 인생 자체도 이미 매력적인 이야기로 가득한 인물이다. 특히 내게는, 한예종, 즉 한국예술 종합학교이라는, 무지한 내가 한때 그저 많은 예술대학 중 하나이겠거니 하고 잘못 알고 있었던 그 학교와, 여기서 배출되고 있는 어마어마한 신세대 예술가들을 알게 하는 계기이기도 했다.
"한예종"과 "대담함"을 이야기하면서, 물론 손열음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대관령음악제의 예술감독을 맡은 것만으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요즘 세상에서, 32세의 젊은 나이가 뭐 대수일까 하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 직전 몇 년간의 예술감독이 정명화/정경화 자매이었다는, 그리고 그 이전에는 줄리어드 음대의 강효 교수였다는 말을 듣고 나면, 그렇게 쉽게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런 행사는 결국 누구를 부르고 누가 실제로 참가하느냐에 의하여 많은 것이 정해지고, 여기에 테마를 정하고 음악적인 내용을 채우는 문제가 더해질 텐데, 이는 모두 웬만한 인맥과 경험이 없이는 꿈도 꿀 수 없는 어려운 일이다. 세계적인 연주자인 것과는 전혀 결을 달리하는 재능과 뚝심이 더 필요하다. 아마도 지난 몇 년 간 이 자매 뒤의 잘 안 보이는 곳에서, 상당히 많은 것을 이미 직접 해오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평소 콘서트를 잘 찾지 않는 나는 새로운 연주자를 주로 youtube에서 찾곤 하는데, 사실 손열음 역시 어쩌다 그렇게 알게 된 피아니스트이다, 정말 미안하게도... 이젠 좀 게으름 그만 피우고 연주회도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Rachmaninoff 3번의 좋은 리코딩이 없다는 게 항상 불만인 내 입장에서, youtube에 누군가 올려놓은 그의 2011년 Tchaikovskii 경연 리허설은 그저 놀라움이었다.
여러 Rach3 음반을 가지고 있지만, 내가 아직 듣고 있는 유일한 연주는 Lazar Berman의 1970년대 리코딩이다. 구소련 시대의, 전설적인 타건과 기교로 유명했던 피아니스트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엄청난 큰 손으로 테크닉을 뽐내는 모습을 연상하겠지만, 그리고 사실 테크닉으로 아쉬운 거 없는 피아니스트인 것 맞지만, 그의 연주를 막상 들어보면 그 서정성에 놀라게 된다. 슈베르트의 마지막 소나타 D960 연주가 재발매되었는데, 반드시 들어보아야 할 음반이다. 여러 이유로 상당히 오랜 기간 서구로 여행허가를 못 받았고, 그래서인지 좋은 음질의 음반이 귀한 편이다. 이 Rach3 음반 역시 연주 자체는 나무랄 데 없음에도, 실황이어서인지 녹음에 있어 살짝 미진한 부분이 느껴져, 항상 기회 있을 때마다 새로운 음반을 찾아보게 된다.
손열음의 이 리허설 영상은 Berman의 연주를 대치할 음반을 곧 하나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었다. 대부분의 Rach3 리코딩들이 지나치게 빠른 템포로 인하여, 자연스레 솔로이스트의 현란한 기교가 부각되는데, Berman과 손열음의 연주는 둘 다 적절히 조절된 템포 안에서, 피아니스트가 “이 정도의 난이도는 껌이야”라고 여유를 부리며 웃고 있는 듯, 열정적이지만 동시에 차분하게 느껴진다.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피아노 소리인데도, 마치 이리 튀고 저리 튀는 물방울을 일일이 볼 수 있을 듯하다.
건반 위를 움직이는 손열음의 오른손을 보노라면, 음표 많기로 악명 높은 이 곡에서 단 하나의 음표도 소홀히 넘기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 지칠 줄 모르는 야무진 타건은, 음표의 홍수 속에서 하나의 소리도 놓치지 말라고 청중에게 말한다. 특히 약지와 소지가 지나간 자리에 남는 명료한 고음들은 강렬한 인상과 긴 여운을 남긴다. 당시 경연 영상도 있는데, 1 악장 도입부 1분 전후 몇 초간의 솔로 파트를 youtube에 넘쳐나는 다른 연주자들과 비교해보는 것도 좋겠다. 소리를 하나하나 꾹꾹 눌러 담고 소화해서 우리에게 건네준다.
요즘 Rach3의 스탠더드로 흔히 회자되는 Sokolov의 1990년대 Royal Albert 홀 실황이 있는데, 손열음이 한예종 시절 은사인 김대진의 지휘로 연주한 2012년 실황이 이에 비하여 전혀 모자라지 않다. 사실,Sokolov의 템포는 중간 중간 의아한 점이 없지 않아, 그보다는, 녹음은 조금 아쉽지만 Berman의 실황에 비교하는 게 맞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오케스트라가 아닌, 피아니스트의 존재감 임은 말할 것도 없다. Berman, Sokolov, 그리고 손열음을 차례로 비교하며 들어보면서 드는 무시무시한 생각은, 어쩌면 그녀가 20대 중반이었을 당시에 이미 이 두 거장을 뛰어넘고 있다는 것이다.
스웨덴에서 연주했다는 Hammerclavier 소나타를 또다시 youtube덕분에 들을 수 있었는데, 그 공격적인 도입부에서, 다른 연주들에서 찾기 힘든 편안함을 주는 소리에 “역시, 손열음!”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이미 거장이라는 수식이 전혀 아깝지 않다. 어쩌면 한예종 영재 프로그램의 가장 잘 알려진 성공 사례이고, 온갖 국제 콩쿠르에서 상을 탔지만, 이제 그의 연주를 콩쿠르 수상에 비추어 평가하는 것은 Glenn Gould한테 피아노 대회 가서 상 좀 타오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망발일 게다.
이번 여름에는 바쁜 핑계로 음악제를 잊고 있다가 8월 1일 서울 낮 최고 39도 예보를 보고 급조해서 떠난 사흘짜리 대관령 "피접"에서 다시 기회를 얻었다. 그가 올해 예술 감독이라니 이런 행운이... 알고 보니 Rach2를 이미 그 이전 토요일에 직접 연주했고, 그 뒤로는 거의 매일 한 곡씩의 실내악을 연주하고 있다는... 예술감독이 아니라 무슨 세션 노예인 듯... 불쌍한 듯, 반가운 듯...
계획을 못하고 간 터라, 딱 하나 8월 3일 오후 공연을 들어갈 수 있었는데, 거기서 그는 내가 처음 들어보는 Ravel의 A minor 피아노 트리오를 연주했다. 근데 무슨 trio의 피아노 파트가 콘체르토 같은지... 어쨌든 야무진 타건이라는 표현의 적절함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연주였다. Rach2를 놓친 나를 위한 것이겠거니 혼자 "아전인수" 한판 하고, 식구들 평창한우 사주러 바삐 빠져나왔다. 다음 날,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그날로 1970년대 음반 하나 급하게 구하기는 했는데, 영~~ 그 피아노가 그 피아노가 아니다. Andre Previn인데도 그렇다.
서울로 돌아온 날, 강주미를 악장으로 한 Festival Orchestra의 마지막 공연을 듣고 오고 싶었으나, 가장의 (혹은 가족한정 종신제 운전기사의) 어깨는 그렇게 가볍지 않은 것임을... 첫 곡이었을 "목신의 오후"가 지금 내 귀를 간질인다. 여러 해 만에 가본 대관령 음악제는 젊고 능력 있는 한국인 연주자들로 가득 차 있는, 매우 활기찬 모습이었다. 올해 처음 구성했다는 Festival Orchestra를 듣고 싶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악장뿐만 아니라, 단원의 상당수가 유럽과 미주의 주요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는 한국 출신의 정상급 연주자들인 모양이다. 보통 오케스트라들의 흔한 약점인 금관 파트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대단했겠다는 확신이 든다.
사실 대관령 음악제에 다니던 옛 기억을 더듬어 보면, 명성 있는 중견 외국인 연주자들이 상당수 왔었지만, 과연 얼마나 연습이 된 거지? 하고 갸우뚱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이는 최소한 이번 금요일 오후 콘서트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문제였다. 완벽한 앙상블에 중점을 둔,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낸 것으로 보였다. "저명 연주가 시리즈"와 같은 고루한 이름 대신 "멈추어라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라고 Faust의 구절을 붙이거나, 같이 놀아보자는 의도가 너무나도 확연한 "Thank God, It's Friday" 등등, 신선하고 성공적인 시도가 여럿 보였다. 간혹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꽉 찬 프로그램도 보였다.
매 연주회마다 예술감독이 손수 30분간 진행하는 pre-concert도 반가웠는데,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15년째 수석으로 있다는 김두민 (그는 한예종 영재 프로그램의 1세대라고 한다) 첼리스트의 차분한 이야기에서, 신세대 한국 예술가들의 자신감을 읽을 수 있었다. 더 이상 해외유학이 연주자를 만드는 절대적인 조건이 아니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여기 와서 말로만 듣던 “유명한” 음악가들 만나보니 다~ 자기 후배들이더라는 농담도, 그날 자신이 연주할 첼로 듀오를 두고, 연주자겸 아마추어 작곡가의 것이라 기교가 앞서 있다면서 반은 키득거리며 말하는 장면도, 모두 즐겁고 인상적이었다. 마치 세계 여자 골프가 젊은 한국계들에게 접수되었듯이, 이들도 세계의 클래식 음악계를 이미 접수해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러모로 감동스러운 모습이었고, 좋은 예술 감독을 영입했다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했다. 내년에는, 최소한 예술감독이 안 바뀐다면, 두 주 정도 긴 휴가라도 내볼 생각이다. 특히 올해처럼 미친 여름 날씨가 돌아온다면...
한편, 나무랄 데 없는 강주미, 손열음 두 연주자에 대한 개인적인 아쉬움이 하나 있다면, 음반이 조금 더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특히 강주미의 경우 달랑 두 장. 손열음의 경우 조금 더 다양하기는 한데, 그리고 그의 Nocturnes는 내 인생 음반 중 하나이지만, 아직도 Rach3가 아쉬운 내게는 전혀 성에 차지 않는다. 지금의 클래식 음반 시장이라는 것이 전혀 만만하지 않을 것임은 어렵사리 짐작할 수 있고, 특히 DG와 같은 대형 레이블과의 계약이 없으면 한계가 있을 것임이 분명하다. 혹은, 그게 아니라면, 무언가 새로운 음악적 돌파구가 필요한가? 준비가 더 필요해서 일까? 마음에 차는 오케스트라를 찾고 있을까?
물론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음질이 엉망인 youtube 동영상 그만 듣고, 조금 더 부지런 떨어서 음악회라도 따라다니는 것일 터이다. Mozart를 많이 선호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가을 손열음 Mozart 투어는 찾아가 볼 모양이다.
P.S. 이번 음악제에서의 손열음과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Rach2 연주가 드디어 youtube에 올라왔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듣지 못하던 소리들이 들리는군요. 1악장 도입부 처음 약 3분 정도 들어보세요. Kissin, Fedorova, Yuja Wang, 임현정 등의 다양한 연주들이 youtube에 있지만, 제 귀에는 Zimerman의 연주 이외에는 비교가 안되는군요. 실황 음반 내달라고 어디다 청원운동이라도 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