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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진 Nov 01. 2020

쓴 맛, 아메리카노

지금 이 시간이 쓴 맛이라 할지라도,


몇 걸음을 조금만 걸어도 카페는 어렵지 않게 언제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다. 

보통 '카페'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는 커피를 마시고 여유를 가지며 수다를 떠는 모습들이 생각난다. 

하지만 요즘 카페라는 장소는 인생을 준비하고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한 버스 정류장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보통 나는 자기소개서와 이력서 혹은 공모전을 준비하는 중요한 일을 할 때 항상 마시는 커피가 있다면 바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다. 여러 커피들 중 가장 값이 저렴하고 달달하지 않는 쓴 맛의 아메리카노를 먹으면 이상하게 노트북 화면에 집중이 잘 된다. 달달한 커피나 음료를 마시게 되면 자꾸만 먹고 싶어 손이 가는데 이 쓴 맛의 아메리카노는 좀 더 내 할 일에 집중 효과를 높여주는 것 같다. 


그렇게 집중해서 내 할 일을 바쁘게 하다가 몸이 찌뿌둥해서 기지개를 켤 때 카페 안을 둘러볼 때가 있다. 


수다 떠는 사람들, 커플들, 책을 펴 놓고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와 같이 노트북에 시선을 고정시켜둔 채 열심히 타이핑하는 사람들 등등. 


문득 이런 익숙해져 있던 카페 풍경을 다시 생각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치열하게 살고 있구나 라는 걸 느낀다. 

어느새 나도 예전과는 달리 카페에 오면 노트북의 전선을 꽂을 콘센트를 주로 찾게 되고 1인용 책상이 있는지 항상 살피게 된다. 


어쩌면 그 카페라는 공간 안에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을 수 있겠다. 그리고 아메리카노의 맛처럼 쓴 맛이 나는 인생의 한 부분을 우리가 겪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아가야 하는 시기임을, 지치지 않고 

나아가야 함을, 나는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또 이렇게 글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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