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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저편의 겨울11」 -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비 내리는 동물원

철창을 따라 걷고 있었다


어린 고라니들이 나무 아래 비를 피해 노는 동안

조금 떨어져서 지켜보는 어미 고라니가 있었다

사람 엄마와 아이들이 꼭 그렇게 하듯이


아직 광장에 비가 뿌릴 때


살해된 아이들의 이름을 수놓은

흰 머릿수건을 쓴 여자들이

느린 걸음으로 행진하고 있었다




2025.3.31. 인간의 탈을 쓰고 자행한 짐승만도 못한 죄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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