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날마다 찾아가는 수수한 시 4
24화
실행
신고
1
라이킷
97
댓글
10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한수남
Dec 02. 2024
눈이 내리네 / 한수남
고열에 시달리는 어린애를 안고 나온 젊은 애비는
문 닫힌 소아과 앞에서 절망하였으나
다시 발길을 서두를 때
,
때마침 펑펑 눈이 내렸다
.
건널목을 성큼성큼 건너는 애비의 품에 안긴
아이의 발간 이마에
새하얀 눈송이는 살풋 내려앉았다
.
나무도 꽃도 새도 짐승도
이런 눈이 내리면 모두 좋아라 하였다
.
팡팡팡 춤을 추며 내려오는 눈송이
우리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쌀
같은 밥
같은 눈송이가
저 모르는 아이의 열감기 따위
싹 거두어 가 주기를
건널목에 우두커니
선
채로
나는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사실은
다 어딘가 조금씩
부족하
기에
,
이런 눈이 오는 거라고
아픈 사람은 아프지 않게
슬픈 사람은 슬프지 않게
눈은 그래서 내려오는 거라고 믿고
싶은
간절한
겨울 아침이었다
.
살짝 내린 눈 위에 '눈'이라고 써 보다.
keyword
소아과
아이
고열
Brunch Book
날마다 찾아가는 수수한 시 4
22
11월 30일 / 한수남
23
12월 / 한수남
24
눈이 내리네 / 한수남
25
우산 밑에 / 한수남
26
날씨에 대한 착각 / 한수남
날마다 찾아가는 수수한 시 4
한수남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30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