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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 한수남

by 한수남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하늘 때문에

첫눈을 기대하게 돼.

채 먹지 못한 김치가 남아있어

올해 김장은 패스, 단호히 외치게 돼.

깍두기라도 담아 보려

하얀 종아리 같은 무를 썰다가

돌아오지 않는 자식을 가진 어미들의 심정이 생각나

잠시 멍해지곤 해.


뜨거운 차를 끓이며

후후 입김으로 식히며

창가로 달려드는 어린 눈송이라도 본다면

아, 부서지지 않게 조심해야 해.


어린 눈발들이

펑펑펑

폭설이 되는 것을 꿈꾸며


벌써 한 해를 떠나 보낼

준비를 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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