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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 한수남

by 한수남


다리 아픈 할머니에게

다리는 참 길기도 하다.

지팡이 짚은 꼬부랑 할머니

쪽진 흰머리가 반짝반짝

다리 밑에 강물이 반짝반짝

아이고, 다리야,

다리 한가운데서 할머니 잠시 멈춘다.

저 강물처럼 쉽게 쉽게 흘러가면

얼매나 좋을꼬,


사람들 바쁘게 지나가거나 말거나

할머니 다리는 다시 천천히

한 걸음, 또 한 걸음

다리 아픈 할머니에게

다리는 참 멀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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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남강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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