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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수남 Dec 13. 2024

촛불 / 한수남


살다가 몇 번은 촛불을 켜게 되지.

어린 시절에는 전기가 나갔을 때

요즘은 섣달그믐날 저녁을 밝힐 때나

간절한 소원이 있을 때,

떨리는 양손으로 흔들리는 촛불을 감싸안게 되지.


촛불은 바람에 일렁이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제 몸을 태우지, 키가 점점 작아지지


하지만 촛불은 사라지지 않아

촛불을 들고 걸어가다 보면

또 다른 촛불을 만나게 되지.


백 개, 천 개, 만 개의 촛불이 만나

이 추운 겨울을 건너가게 하지.


살다가 몇 번은 촛불을 켜게 되지

가슴 졸이면서 지키게 되지

사람들 마음속에서 촛불은 영영 꺼지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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