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못이 벽에게 / 한수남

by 한수남


오늘은 네가 나를 좀 받아주었으면 해

비집고 들어갈 수 있게 틈을 약간 내 주었으면 해


네가 나를 받아주기만 하면 난

너에게 오는 고통들을 함께 할 거야

힘이 세어진 내가

옷도 거울도 달력도 잘 걸어줄 거야

음력을 보고 좋은 날짜도 골라잡았어

텅~ 텅~

너는 온몸으로 울어 내 마음을 아프게도 했지만

어쩌겠니, 아픔은 만나야만 완성되는 것을


우리 이제

세상의 아픔이나 고통 같은 것들도

척척 우리 몸 위에 걸 수 있도록

너와 내가 한몸이 되었으면 해.



단단한 벽에 못박기(무료이미지)

keyword
이전 10화겨울을 보내며 / 한수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