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새들이 바다의 등짝을 쪼는 것은
꼭 먹이 때문만은 아니었나 봐
바다의 속살이 궁금해서
깊이, 더 깊이, 들어간 새가 그만
꼴깍, 바닷물 속으로 빨려 들어갔나 봐
안타까운 물방울이
아~~, 입을 벌렸더니
추락하는 새를 품은 껍질이 생겼나봐
연한 껍질은 단단한 껍데기가 되고
봄에 나오는 새조개는
새를 품은 조개
껍데기를 활짝 열면
아니, 새 한 마리가
바다의 등짝을 열심히 쪼던 그 바닷새 한 마리가,
속살이 마치 새 한마리 같은 새조개
한수남의 수수한 시, 동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