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ding Ai : WONDERLAND』
그녀는 조용히, 그리고 분명히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붉은 드레스는 오래된 햇살을 머금은 듯 바랬고,
손끝에 매달린 회중시계는
천천히, 느린 심장박동처럼 흔들렸다.
말끝은 가볍게 흩어졌지만,
공기에는 작은 먼지들이 일어
햇살을 따라 춤을 추었다.
나는 대답하지 못한 채,
문이 스스로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는
낡은 이음새가 뻐근하게 비틀리는 소리,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숨이었다.
⸻
방 안으로 들어서자,
차가운 공기 한 조각이 목덜미를 스쳤다.
방은 작고,
벽지는 습기에 젖어 들떠 있었다.
손가락을 살짝 대기만 해도
축축하게 가라앉는 감촉이 전해졌다.
천장 가까이에 매달린 촛불은
숨을 죽인 듯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불꽃의 가장자리는 파르르 떨려,
방 안의 정적을 깨뜨리지 못한 채 움츠러들었다.
그 한가운데,
오래도록 기다려온 듯한 케이크 접시 하나.
허공에 맴도는 미세한 설탕 냄새가
아주 작게, 달콤한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나는 케이크에 손을 뻗었다.
그것은 무언가를 깨뜨리는 것처럼,
매우 조심스러운 움직임이었다.
⸻
한 입,
혀끝에 녹아내리는 작은 조각.
순간,
내 몸은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가벼운 이질감.
그러나 이내,
팔꿈치가 벽에 박히고,
손등이 창문 턱에 걸리는 거친 저항.
얇은 유리창에,
실금 같은 소리가 그려졌다.
공기를 긁는 듯한 그 소리에
내 심장은 순간 움찔했다.
호흡은 점점 얕아졌고,
방 안의 습기는 목구멍을 조용히 조였다.
밖에서는 가벼운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어린아이들,
아니면 아주 작은 생명체들.
소리는 깃털처럼 가볍게,
그러나 마음을 바늘처럼 찔렀다.
⸻
나는 움직일 수 없었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방 안은 더욱 무겁고 뜨겁게 조여왔다.
내 몸에서 흘러나온 열기는,
방 안의 공기를 눅눅하고 축축하게 적셨다.
창문에는 금이 가고,
벽지는 숨을 죽인 채 미세하게 떨렸다.
나는,
스스로 만든 숨막힘 속에 갇혀 있었다.
몸만이 아니었다.
내 안에서 피어오른 무언가 —
불안감인지 알 수 없는 감정이
천천히, 그러나 멈출 수 없이
공기처럼 방 안을 채워가고 있었다.
방 안의 습기,
퍼져가는 열기,
터질 듯한 침묵.
나는,
내가 만들어낸 무게에 스스로 눌리며,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변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