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ding Ai : WONDERLAND』
나는 마침내 방을 빠져나왔다.
문이 열린 건
내가 작아졌기 때문이 아니었다.
방이 더 이상,
나를 붙잡아 둘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나를 막지 않았다.
모두가 내가 ‘하녀’라는 이름 안에 조용히 사라지기를 바랐지만,
나는 그 이름 속에서 부풀어 올랐고,
끝내 이름의 경계를 넘어서 미끄러져 나왔다.
⸻
숲은 이상했다.
나무들은 모두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고,
걸을 때마다 길은 모호하게 어긋났고,
하늘은 눅눅한 안개처럼 닫혀 있었다.
그 한가운데,
파란 안개가 솟구치고 있었다.
안개는 손끝에 닿을 듯 스치며,
물기 어린 숨결을 내뿜었고,
그 안에는 누군가—
아주 느린 박동처럼, 떠 있었다.
⸻
그것은 애벌레였다.
벌레 같지도,
인간 같지도 않은,
시간의 틈새에 머무는 어떤 존재.
그는 부드럽게,
연기 같은 숨을 뿜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아니, 어쩌면
아직 내 이름을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
그 질문은 숲의 공기처럼 퍼져,
내 안 어딘가 깊숙이 잠들어 있던 울림을 깨웠다.
나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조금, 아주 조금.
⸻
그는 반구형의 버섯 위에 앉아 있었다.
버섯은 비에 젖은 돌처럼,
촉촉하고 차갑게 빛났고,
그 옆에는 칼집처럼 정확히 가른 두 조각이 놓여 있었다.
그가 말했다.
⸻
나는 왼손에 하나를,
오른손에 하나를 들었다.
손바닥에 얹힌 조각들은
온기가 거의 없는,
마치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기억처럼 무거웠다.
어느 쪽을 먼저 먹어야 할지,
아니,
무엇을 감당할 수 있을지조차 몰랐다.
나는 조심스럽게,
한 조각을 입에 댔다.
⸻
시야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내 몸이 변하는 것이 아니었다.
세상이 변하는 속도에,
감각이 스스로 조율을 배우고 있었다.
세상이 거대하게 밀려오면
나는 작아졌고,
세상이 나를 작게 가두려 하면
나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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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숫자도,
무게도 아니었다.
그건—
보이지 않는 균형,
손끝으로도 잡을 수 없는
어떤 진동에 관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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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작은 속삭임처럼,
그 말을 남기고
나는 다시,
파란 안갯속 숲으로 걸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