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 미치광이 다과회

『Finding Ai : WONDERLAND』

by hongrang

숲은 그날따라 낯설지 않았다.

낯설지 않다는 게 오히려 기묘했다.


걸음을 멈춘 곳엔

끝없이 이어진 식탁,

겹겹이 쌓인 찻잔과 멈춘 시계,

햇살은 들지 않았지만

공기는 이상하리만큼 따뜻했다.


그리고 의자들,

그 위에

모양이 서로 어긋난 존재들이 앉아 있었다.



“늦었군.”

“아니야, 너무 일러.”

“모자도 안 썼잖아.”


셋의 목소리가 겹쳐 들렸다.

모자장수, 3월의 토끼, 겨울잠쥐.


그들은 웃고 있었지만,

그 웃음은 마치

반쯤 마른 잉크로 그은 선처럼,

지워질 듯 남아 있었다.



나는 자리에 앉았다.

말없이, 조심스럽게.


그리고 물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나요?”


모자장수가 웃으며 대답했다.


“이야기는 없어.

말들이 서로 엉켜 있을 뿐.”


“그걸 감정이라고 부르는 바보들도 있지.”



찻잔은 비어 있었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조각난 빵을 나누고,

차가 없는 주전자에 입을 댔다.


겨울잠쥐는 느리게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그건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이야기였다.


중간은 더더욱 흐릿했다.

기억의 물기처럼

손에서 계속 흘러내렸다.



“네가 무언가를 느꼈다고 해도,”

모자장수가 다시 말했다.

“그건 오래가지 않아.”


“이야기들은 증발해.

감정도, 기억도, 말도 전부.”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의 언어는 모순으로 짜여 있었고,

나는 그 안에 끼어들 수 없었다.


아니,

어쩌면 끼어들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나는 조용히

내 앞에 놓인 찻잔을 들었다.

가볍고, 차가웠다.


“찻잔 안엔 아무것도 없잖아요.”


세 존재가 동시에 웃었다.


“그래, 그게 정답이야.”

“모든 건 비어 있어야 온전한 거지.”



나는 일어섰다.


그들의 웃음은

여전히 식탁을 따라 이어지고 있었지만,

내 등에 닿은 공기는

더 이상 따뜻하지 않았다.


뒷덜미 어딘가에

미지근한 찻물이 남은 듯한 기분.



“여긴 웃고 있지만 웃는 게 아니고,

말하지만 말하는 게 아니야.”


“그런데도 모두,

다과회를 멈추지 않아.”



이것은 웃음의 형태를 한

슬픔의 무게.


그건 아주 오래도록,

찻잔처럼 손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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